"장기적인 투자 포트폴리오 넓게 키워나가야"
   
▲ 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PB센터 한영숙 PB팀장
지금은 경제나 금융 조기교육을 위해서 펀드나 주식투자를 일찍 시작하는 경우도 많지만, 필자의 경우 투자를 처음 시작했던 것은 대학시절이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휴대폰이나 인터넷이 지금처럼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서, 신문이나 TV뉴스를 통해 주식 시세를 확인하고 대부분 증권사 객장에 직접 찾아가서 거래를 하던 시대였다. 그때는 주식 시장이 활황세였기 때문에 매일 아침 눈뜨면 제일 먼저 신문을 통해 주식 시세를 체크하는 일이 큰 재미 중 하나였다. 국내 주식 종목들 대부분 상한가를 기록했던 시기라서, 투자에 대한 철학도 없이 단기적으로 사고 팔기만 했던 초보 투자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수익을 얻었다.

금융기관 입사 후 바쁜 일정으로 투자를 잠시 멈췄다가, 전국민 펀드의 열풍이 불던 2005년경 그 흐름에 동참하고자 펀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차이나 펀드, 브릭스(BRICs) 펀드 등 시류에 영합하는 투자만 해도 금방 원금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역시나 투자는 재미있고 쉽다’ 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만 쌓이다 보니 투자금액은 점점 커졌고 결국 그 당시 현금자산 전체를 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다 2008년 유래 없던 금융 사태인 리먼브라더스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로 그동안의 수익은 물론 걷잡을 수 없는 시장 하락으로 막대한 원금 손해도 봤다.
 
그때의 허무하고 막막했던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당시에는 불안과 걱정으로 밤 잠을 못 이루던 시기였다.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남은 반이라도 빼야 할까? 원금이 회복될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하루에도 수백 번 고민하다가 결국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라는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가 괴로웠고, 그러한 고난의 시간이 3년이나 이어진 후에야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되었다.
 
앞의 사례처럼, 펀드 투자를 할 때면 단기적으로는 예기치 못한 수많은 사회 경제 이슈, 또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 등으로 인해 커다란 변동성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경제 위기, 대외적인 변수 등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빠졌을 때도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장기적으로는 우 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기본적인 펀더멘털, 경제적인 가치 및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트레이딩 기술과 금융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더 큰 핵심은 투자자의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저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을 보면 경험 많은 그가 물론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혜안도 있겠지만, 지금의 버핏을 만든 신의 한수는 투자 이후의 인내심과 장기적인 시각, 그리고 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촉발된 에너지 위기, 미-중 통상마찰, 계속된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글로벌 주식 시황은 매우 좋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펀드에 투자했던 고객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며 불안해하고 수시로 묻곤 했다. “지금 손실을 보더라도 빼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혹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난 항상 똑같은 답변을 드렸다. “우랑 펀드를 선택하셨다면, 우 상향에 대한 믿음으로 인내심과 평정심을 유지하시면 좋은 결과는 나오게 됩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긴 터널의 끝을 바라보던 손님들은 올해 들어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재투자까지 하고 있다.
 
“투자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기업 분석 방법과 시장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투자 하는게 맞는 걸까요?”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회 초년생들로부터 종종 이런 질문들을 받는다. 물론 투자는 공부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투자의 비결은 기술이나 지식보다 투자자의 인내심, 즉 마음가짐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에게 모의투자 수업을 가르친 한 교수님은 얼마전 “젊은이들 보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수익률이 좋은 경향이 있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잘 기다린다’였다” 투자의 인내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내가 사회 초년생 나를 만난다면 어떤 조언을 해줄까.

“경제환경과 시장에 대한 꾸준한 공부를 바탕으로 좋은 펀드를 선택해. 그리고, 단기적인 변동 및 마이너스 수익률에 절대 연연해 하지 말고 장기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넓게 키워 나간다면 너도 분명히 ‘마이너스 손’이 아니라 ‘마이더스의 손’을 가질 수 있을 거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글=하나은행 올림픽선수촌PB센터 한영숙 PB팀장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