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행원 최소화…'전격 결정', 기자 현장 취재도 불가
안보실 핵심참모·통역·경호관 등만 동행…출발 2시간전 계획 알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2박 3일간의 국빈급 공식방문 일정을 마친 후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막전막후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결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통령실은 4박 6일간의 나토 정상회의-폴란드 순방만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전시 중인 상황을 고려하고 대한민국 안보의 정점에 있는 군통수권자의 안위를 감안해 극비리에 우크라이나 방문을 준비한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바르샤바 현지 브리핑에서 "현재 전시 상황에서의 협력 문제, 향후 폴란드를 포함한 재건 과정에서의 협력 문제, 구체적으로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 많이 식별돼 이번 회담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의 방문 요청에 대해서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고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담은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이라고 저희는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 전 (우크라이나 측의) 방문 요청이 있었고,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 고민했다"며 "인근 국에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호와 안전 문제, 방문 필요성 등을 놓고 고심 끝에 입장을 정했다"며 "윤 대통령이 결심해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국빈급 공식방문 일정을 마친 후,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이르핀 민가 폭격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3.7.15 /사진=대통령실 제공

결국 극비리에 결정한 윤 대통령의 이번 전격 방문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친서와 수차례 요청 끝에, 윤 대통령이 폴란드 순방 막판에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5월 16일 부인 올레나 젤렌스키 여사를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보내 윤 대통령에게 공식 초청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전격 방문으로, 윤 대통령은 전쟁 중인 국가를 공식 방문한 대한민국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이처럼 안전이 최우선으로 꼽히는만큼 대통령 수행원도 최소한도로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곳곳에서 급작스런 미사일 공격이 떨어지는 등 우크라이나 현지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임기훈 국방비서관, 통역, 의전, 경호관, 취재를 맡을 대통령실 전속 직원 등 극히 제한된 인원들만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나토-폴란드 순방을 동행 취재한 출입기자단 모두 바르샤바에 남았다. 또한 이번 순방에 동행한 경제사절단 89명도 우크라이나에 함께 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