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미포조선이 세계 최초로 메탄올 컨테이너선을 인도하며 한 단계 발전한 친환경 선박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조선업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강점을 보이고 있던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향후 글로벌 선박 수주전에서 유리한 입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는 경쟁구도가 형성되며 기술력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미포조선은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에 2100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척을 인도했다. 울산항에서 그린 메탄올 연료를 채운 이 선박은 덴마크 코펜하겐을 향해 출항했다. 이번에 인도된 선박은 디젤연료와 메탄올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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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메탄올 추진 석유화학제품선 모습. /사진=현대미포조선 제공 |
◇ LNG 넘어 메탄올 시대 본격화
HD한국조선해양은 현대미포가 건조한 2100TEU급 컨테이너선을 시작으로 HD현대중공업 건조 1만6200TEU급 12척, 1만7200TEU급 6척 등 총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특히 메탄올을 연료로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이 건조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미세먼지는 95%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메탄올 추진선의 가장 큰 장점은 액화천연가스(LNG)보다 보관이 쉽다는 것이다. LNG의 경우 영하 163도를 유지해야 저장과 이송이 가능하지만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쉬워 글로벌 선사들도 선호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선박은 136척(1170만 GT)이 발주 중이다. 이는 글로벌 발주 잔량의 6% 수준이지만 컨테이너선으로 한정할 경우 91%를 차지할 만큼 많은 비중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4일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000TEU급 메탄올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수주했다. 총 수주금액은 3조9593억 원(미화 약 31억241만 달러)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 2016년 현대미포조선이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석유제품선을 인도한 이후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 빅3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올해 HMM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수주하며, 친환경선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업계 기저에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친환경선박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IMO는 최근 열린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에서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08년 대비 100% 감축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같은 기간 50% 감축을 제시했던 기존 목표 대비 2배 강화된 기준이다.
이번 회의에서 탄소배출 부담금을 부과하는 등의 경제적 부가 조치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탄소중립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넓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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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이 올해 본격 가동을 목표로 공사 중인 암모니아 실증설비 이미지.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실제 해운사들의 친환경선박 발주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선박발주량 4204만 CGT(표준환산톤수) 가운데 친환경선박은 2606만 CGT(표준환산톤수)로 그 비중이 60%를 넘었다.
조선업계는 앞으로 친환경선박 도입 추세가 더 가팔라질 뿐만 아니라 친환경선박들 가운데서도 친환경성이 높고 편리한 선종의 비중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의 경우 글로벌 발주잔량의 90% 이상 차지하면서 LNG의 뒤를 이어 친환경선박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 본격 메탄올 시대, 미래경쟁력 위해 친환경성 강화 총력
지난 2016년 세계최초로 메탄올 추진 선박을 건조한 한국 조선업계는 메탄올에 이어 궁극의 친환경 선박 연료로 꼽히는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생태계 및 인프라 확충을 위해 노력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암모니아-FSRU를 개발하고 영국 로이드선급(Lloyd's Register)으로부터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암모니아-FSRU는 생산지에서 운송된 액화암모니아를 저장했다가 필요 시 재기화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하는 선박으로 육상터미널 대비 건조비용이 저렴하고 넓은 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중공업은 거제조선소 내에 1300㎡(약 380평) 규모의 암모니아 실증설비를 착공했다. 이 설비에서는 암모니아 추진선의 실선화를 위한 성능평가와 신뢰성·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실증설비에는 실시간 누출감지, 경보시스템, 독성 중화장치, 4족 보행로봇을 활용한 장비상태 검사 등 다양한 기술들이 시범 적용된다.
수소와 질소가 결합된 화합물인 암모니아는 액화 온도가 영하 33도로 수소(영하 253도)보다 높고 액화시 동일 부피에서 액화수소보다 수소 저장 밀도가 1.7배 높아 대규모 수소의 장거리 운송·저장에 적합하다.
하지만 독성물질인 만큼 향후 암모니아 추진 선박 개발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은 향후 암모니아 운송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오션은 기술관련 소식과 수주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지만 친환경선박과 관련된 기술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 기술력분야에서 상향 평준화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수주전에서 글로벌 조산사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다"며 "글로벌 수주기저가 친환경 선박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수주물량이 추가될 수 있을 전망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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