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가 8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2주 간의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처음 맞는 휴회기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여야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7월 임시국회는 지난 28일 종료된 이후 다음 달 15일 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8월 임시국회는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시작한다. 다만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현안들이 수두룩해 휴식 기간에도 공방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는 이동관 신임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적격성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공영방송을 정상화할 적임자라고 엄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 후보자 지명은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라며 청문회 보이콧까지 예고한 상태다. '반쪽 청문회'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공영방송의 정상화가 두렵기 때문"이라며 "방송 장악 시도는 민주당 전공 분야"라고 역공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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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헌절인 7월 17일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
윤 원내대표는 "학폭은 이미 무혐의 처분 됐고 사건 당사자도 화해했고 학폭 피해자로 분류 말라고 했다"라며 "이동관에 대해 합리적 반대 사유 있다면 청문회 질의로 밝히면 된다. 흠집내기를 멈추고 청문회 절차와 목적에 따라 역량 검증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오만한 인사폭주라며 이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아무리 반대해도 정권의 오만한 인사 폭주가 멈추지 않는다"라며 "적재적소라는 인사원칙은 실종됐다. 상식과 원칙, 그리고 민심에 어긋난 결정이 넘쳐나고 있다"라고 맹비판했다.
이에 더해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담당할 과방위는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과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 등으로 두 달 간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우주항공청 설치 특별법 논의를 위한 과방위 안건조정위원회가 위원장 선출을 위해 열렸지만 여야가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또 파행됐다. 민주당 안건조정위원들은 민주당 소속 과방위 간사 조승래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천했지만, 국민의힘은 조 의원 대신 민주당 변재일 의원을 추천하면서다.
이 밖에도 여야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에 관한 국회 국정조사 실시 여부를 두고도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민주당은 고속도로 노선 변경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총선을 앞두고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상임위'와 '전문가' 투트랙 검증을 통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민주당의 국정조사 주장은 빨리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는 아랑곳 않고 정치적으로 공세를 취해서 정부를 흔들고, 총선을 앞두고 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라며 "지금 국정조사를 하려면 법을 위반한 객관적 사실이 드러나고 여러 국정조사 요건을 갖춰야 한다"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요구하면 상임위원회는 언제든 열어서 질의에 답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별개로 노선 관련해선 전문가들이 어느 노선이 가장 합당한지 검증하는 두 가지 절차로 진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떳떳하다면 국정조사에 임하면 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도 직접 입장을 밝히라며 "국정조사 실시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을 만나 "근거 없이 원안(노선)을 변경한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국토위 현안질의를 통해 그 의혹이 더 커졌고 국정조사 필요성도 더욱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 원안으로 추진해야 하고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는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변화 없다"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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