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잼버리 부실 책임' '주요 법안 상정' 등을 위해 16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가 파행됐다. 잼버리 대회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행안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에 대한 현안질의를 할 예정이었지만 김 지사의 출석을 놓고 대치하면서 시작 30분 만에 산회했다. 이날 출석하기로 했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만희 간사 외 국민의힘 행안위 위원들도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부실 운영 논란에 책임이 있는 김 지사도 이번에 함께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이번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고, 여당이 원하는 김 지사에 대한 현안질의는 추후에 다시 일정을 맞추자고 주장했다. 

이만희 의원은 "국민의힘은 수해와 '묻지마 범죄',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관계 부처 장관과 충북지사 출석에 동의했다. 그런데 전북지사의 출석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냐"라며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결국 윤석열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그 열악하기 그지 없는 기반 시설 조성과 운영의 책임자가 누구냐. 대회 집행위원장이고 주관기관장인 전북도지사 아니냐"라며 "행안부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하는 말을 납득할 만한 국민이 얼마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7월에 하려 했던 현안질의를 국민의힘이 억지를 쓰며 충북지사 출석은 안 된다고 해서 오늘로 미뤄진 것이다. 합의된 일정"이라며 "여당이 갑자기 전북지사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여당의 행태는 국정 운영과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국회의 역할은 망각하고 잼버리 파행에 비난 받는 윤석열 정권과 행안부 장관 수호를 위해서 어깃장만 놓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또  "이상민 장관의 회의 참석 거부는 헌법과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라며 "이에 대해 국회는 응당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우는 아이 달래 듯 여당을 대하지 않고 국회법에 따라 엄중하게 행안위를 이끌겠다"라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강 의원 발언 직후 자리를 뜨는 이 의원을 향해 "무엇이 두려워 도망가느냐. 국민들이 다 보고 계시다"라며 "여당은 잼버리 사태를 정쟁으로 만들고 물타기 해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행안위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장외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회의 이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관영 지사의 출석을 끝끝내 거부한 민주당의 몽니로 전체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라며 "민주당이 감추는 '잼버리 게이트'를 국민의힘은 끝까지 밝혀내겠다. 민주당은 '김관영 지사 구하기'를 그만 두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행안위원들도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원하는 날짜로 별도 일정을 잡아 전북지사를 출석시키자고 설득했으나 여당의 대답은 상임위 파행이었다"라며 "정부·여당은 책임 전가와 물타기에 혈안이 돼 국회 책무를 파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