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포함해 41개의 양자 정상회담, 뉴욕대 디지털 비전 포럼 연설, 지역별 정상 그룹 오찬, 만찬 등 총 48개의 외교 행사를 가졌다. 저는 뉴욕 체류 기간에 47개국 정상을 만나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한국 정부가 국가 간의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이 세 가지 분야의 격차를 해소하는데 선도적인 역할과 기여를 할 것임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직접 언급한 이번 뉴욕 순방의 성과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외교 지평의 확대, 경제 관계 발전의 심화,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호소다.
윤 대통령은 우선 부산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전과 관련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부산엑스포는 국제사회의 패러다임을 경쟁에서 연대로 전환하는 가치지향적인 엑스포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첨단 디지털 기반 엑스포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첨단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접근과 활용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엑스포 유치를 둘러싼 외교전에 대해 윤 대통령은 "많은 국가들이 한국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주의 깊게 청취했다"며 "그들은 우리 정부의 '자유와 연대'라는 국정 기조가 외교 무대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어, 대한민국 정부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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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대학교에서 열린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22 /사진=대통령실 제공 |
또한 외교 지평의 확대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번 78차 유엔총회의 주제는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의 재촉진'"이라며 "저는 기조연설에서 점점 심각해지는 국가 간 격차 문제를 제기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례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세계 모든 나라들이 심각한 격차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유엔을 중심으로 강력히 연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원전, 수소 등 무탄소 고효율에너지의 이용을 확산하고 국가 간 기후 격차 해소를 도모하기 위해 '무탄소(Carbon Free) 연합'의 출범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가 주도하는 '무탄소 연합'이 성과를 거둔다면 우리의 원전, 수소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 거대한 신수출 시장을 얻게 될 것"이라며 경제 분야 시장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을 향해 "관계 부처들은 '무탄소 연합', 'Carbon Free 연합'의 출범을 적극 지원하고 세계의 많은 기업, 정부, 국제기구들이 여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나섰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 확대에 대해 "저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국제평화 없이 어떠한 경제적 발전과 번영도 이룰 수 없음을 다시금 환기시켰다"며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 안보리 결의를 버젓이 위반해 핵 개발에 몰두하는 정권을 방치하고 도와주고 그들과 거래하는 현실이 지속된다면, 현 유엔 안보리의 자기모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음을 강력히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2024-25년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규범과 법치에 기반한 국제평화를 증진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한미 간 '워싱턴 선언'과 '핵 협의 그룹'을 충실히 이행하여 대북 억지력을 확고히 하고,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협력체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뉴욕 순방 성과로 윤 대통령이 마지막에 지목한 것은 바로 경제 발전의 심화, 시장의 확대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유엔총회 참석 기간 중 47개국 정상과 만나 우리의 수출과 해외 진출 확대, 투자 유치, 공급망 다변화에 관해 집중 논의했다"며 "우리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5000만 명 규모의 우리 내수시장이, 5억 명, 50억 명 규모의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야 한다"며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받아 운영하는 정부는 세계 곳곳에서 뛰는 국민과 기업을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글로벌 중추 외교를 지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몽골, 우즈베키스탄, 세르비아 등 핵심 광물 보유국 정상들에게는 우리 첨단산업의 든든한 공급망 파트너가 되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관계 부처들은 이번 양자 회담에서 논의된 사안들이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 간 협의체 구성, 경제사절단 파견, 민관 협력 등 후속 조치를 꼼꼼하게 챙겨주기 바란다"고 강하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뉴욕 순방에서 하루에 8~10명 이상의 각국 정상들을 만나는 촘촘한 일정을 강행군한 것이 향후 어떤 열매를 맺을지 기대된다. 민간 기업과 국민 모두에게 득이 되고 국가가치가 더 올라가는 외교적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