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명절 연휴 정치권 최대 화두인 밥상 민심의 향배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밥상에 오를 것으로 점쳐졌지만, 구속영장이 연휴 직전 기각됨에 따라 여야의 희비가 엇갈린 영향이다.
여야는 추석을 앞두고 민심잡기에 몰두했다. 추석 밥상 민심을 선점한 것은 국민의힘이었다. 지난 21일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자 민주당이 내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다음 날인 지난 22일 보수의 성지인 대구 서문시장 등을 찾아 민생행보를 본격화했다. 6일에 달하는 이번 추석 연휴 민심이 오는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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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와 관련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를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혼란에 빠져 공식적인 대외 일정을 추진하지 못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의 주역이 내부의 적으로 분류되는 ‘반란표’이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분주히 민생행보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반란표 색출과 이 대표 사퇴 요구가 충돌하며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울러 체포동의안 가결의 책임을 지고 원내지도부가 물러남으로써 리더십 공백까지 악재는 첩첩산중이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추석 밥상 화두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될 것으로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연휴를 목전에 둔 지난 27일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상황은 급변하게 됐다.
민주당은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야당 탄압’ 프레임을 강조하며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까지 요구하며 밥상 민심 막판 뒤집기에 돌입한 것이다. 또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내부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추석 귀성길 인사에 나서는 등 공식적인 대외 일정도 재개하는 모습이다.
추석 밥상 민심을 선점했던 국민의힘은 연휴를 직전에 두고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역풍’을 우려하는 입장이 됐다. 27일 오전 예정됐던 추석 귀성길 인사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비상 의원총회를 연이어 개최했다.
추석 밥상 화두가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서 구속영장 기각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에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범죄사실 소명 부분에 대한 이재명 대표의 사과와 당 대표 사퇴를 요구하기로 했다”면서 ‘맞불 전략’을 앞세웠지만 요동치는 민심을 잠재울지는 미지수로 평가된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명절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지역구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크게 걱정됐었다”라면서도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행히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면서 밥상 민심 막판 뒤집기에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