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락에 태영건설우 '투자주의종목' 지정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선언한 태영건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자구안을 내놓은 이후 사태가 점점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태영건설‧태영건설우 주식을 매수하며 변동성 매매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일선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긴장된 시선으로 이번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선언한 태영건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자구안을 내놓은 이후 사태가 점점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사태가 연일 예측하기 힘든 국면에서 공전하고 있다. 이날 오전 복수 매체에서 송고된 뉴스에 의면 태영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시한 기존 4가지 자구안을 모두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한 주 태영건설 이슈는 채권단이나 금융당국뿐만이 아니라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압박을 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사였다. 워크아웃이 아니라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우려는 비단 건설업계만이 아니라 증권업계까지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증시에서는 심상찮은 움직임이 연일 포착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태영건설 관련주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린 점이 우선 그렇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8일 장 초반에 전일 대비 19% 폭락한 채로 개장한 태영건설 주가는 장중 +25% 수준까지 치솟으며 하루에 45%에 육박하는 등락폭을 나타냈다. 

이후 지난 3일에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내려오는 등 주가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극심한 변동을 반복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100억원도 안 되는 우선주 ‘태영건설우’의 경우는 주가변동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작년 12월28일 장중 2495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 5일 장중 한때 8220원까지 올랐다 떨어졌다. 

태영건설의 실제 상황과는 관계 없이 주가가 3배 넘게 올랐다 떨어진 셈이다. 결국 태영건설우는 이날(8일) 하루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아울러 오늘부터 3거래일간 단기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30분 단위 단일가 매매방식이 적용된다.

태영건설·태영건설우의 극심한 주가변동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동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태가 수면 위로 부각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의 태영건설 매매추이를 보면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떻게든’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변동성 매매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태영건설 회사채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포착됐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번 사태를 긴장감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번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질 가능성은 아직 낮다지만 워크아웃이 시작되지도 않은 단계에서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등 관련 사안에 대한 흐름 자체가 냉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분석에 따르면 일선 증권사들이 태영건설에 돈을 빌려줬거나 관련 부동산PF에 노출된 익스포저 규모를 전부 합산하면 1조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아직 그리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라지만 사태가 다른 건설사들로까지 확산될 경우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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