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MBC 패소' 1심 선고에 "자막 조작, 국익에 영향 허위보도"
대통령실 "야당, 잘못된 보도 기정사실화…한미 신뢰 손상 위험"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실은 12일 외교부와 MBC 간에 정정보도 청구 소송 선고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이번 판결은 사실과 다른 보도를 바로 잡고,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소모적 정쟁을 가라앉히며 우리 외교,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현안 브리핑을 갖고 "법원의 정밀한 음성 감정으로도 대통령이 MBC의 보도 내용과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이도운 수석은 MBC의 보도 행태를 겨냥해 "공영이라고 주장하는 방송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확인 절차 없이 자막을 조작하면서,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이 수석은 "당시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잘못된 보도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논란에 가세함으로써,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 간에 신뢰가 손상될 위험에 처했던 것도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당시 민주당 입장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이번 판결은, 윤 대통령이 임기 첫 해 여러번 순방을 다닌 가운데 가장 큰 화제를 낳았던 이슈에 대해 법원이 대통령실 손을 들어준 것이다. 향후 MBC 등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들의 보도 행태가 다소 달라질지 주목된다.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이번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정정보도를 인용했다는 것"이라며 "정정보도는 보도가 허위일 때, 그리고 객관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인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이번 법원의 판결은 MBC가 허위 보도를 했고, 그로 인해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걸 인정한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우리 언론의 객관성, 그리고 공정성이라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정확한 발언을 비롯해) 그 모든 걸 포함해서 법원에서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계획에 대해 "현안들이 있고 여러분이 궁금한 사안이 있을 텐데,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되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 MBC는 윤 대통령의 당시 뉴욕 순방 발언을 전격 보도하면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내용의 자막을 달았다.

당시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밝혔고, 외교부는 MBC의 해당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이에 MBC가 정정보도를 거부했고, 결국 외교부는 지난 2022년 12월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