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기아가 지난해 100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과 11조 원을 넘어선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기아 영업이익이 1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25일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기아는 2023년 4분기 73만3155대(전년 대비 0.4%↑)를 판매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4조3282억 원, 영업이익은 6% 내린 2조4658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경상이익은 2조5264억 원(3.9%↓), 당기순이익은 1조6201억 원(20.5%↓)을 기록했다.
기아의 지난해 연간 누적 경영실적은 매출액 99조8084억 원, 영업이익 11조60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3%, 60.5% 증가한 수준이다. 판매는 308만7384대(전년 동기 대비 6.4%↑), 당기순이익은 8조7778억 원(62.3%↑)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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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양재 사옥./사진=기아 제공 |
◇ 4분기 총 73만3155대 판매…전년비 0.4%↑
기아는 4분기 국내에서 전년 대비 4.8% 감소한 13만8743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1.7% 증가한 59만4412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0.4% 증가한 73만3155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고금리 지속에 따른 구매력 저하로 인해 전반적인 수요 감소가 일어난 가운데 일부 승용 차종들의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축소 영향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다.
채희석 기아 IR 팀장은 "내수 시장은 개별 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라 산업 수요 감소가 지속된 가운데 일부 차종의 신차 출시 대기 영향으로 추가적인 판매 감소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외 판매는 국가 간 분쟁 확산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아프리카·중동 지역 및 러시아 시장의 판매 감소와 인도, 아태지역 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소폭 증가를 기록했다.
기아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4조3282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액은 상대적으로 고가·고사양 모델 판매 비중이 높은 북미와 유럽 권역에서의 판매가 증가했고,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 단가(ASP)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매출 확대와 주요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축에도 불구하고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원화 강세에 따른 비우호적인 환율 효과 △인건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0% 감소한 2조 46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기아는 2022년 4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2조 원 이상, 두자릿수 영업이익율을 달성하는 등 고수익 체제를 지속했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78.1%를 기록했고, 판매관리비율은 인건비, 마케팅비와 같은 영업 관련 비용 등이 증가함에 따라 전년보다 0.9%포인트 오른 11.8%를 기록했다.
◇ 친환경차 판매…4분기 14만3000대·연간 57만6000대
기아의 4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신형 스포티지·쏘렌토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EV9 신차 효과로 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14만3000대를 기록했다.
팀장은 "HEV·PHEV의 경우 스포티지와 쏘렌토 차종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증가한 7만6000대, 11.6% 증가한 2만1000대를 기록했다"면서 "EV는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니로 EV와 EV6 판매 확대, EV9의 내수와 서유럽 시장에서의 신차 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52.2% 성장한 4만7000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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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 로고./사진=기아 제공 |
기아는 올해 EV라인의 미국 판매 본격화로 서유럽 시장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의 판매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 올해 상반기 말 EV3 출시, 내년 초 EV4 출시를 통해 본격 EV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의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19.9%를 달성했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가 7만 6000대(전년 대비 5.1%↑)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2만1000대(11.6%↑) △전기차가 4만7000대(52.2%↑)를 기록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비중은 △국내 39.3%(전년 대비 9.7%포인트↑) △서유럽 42.5%(2.4%포인트↑) △미국 14%(0.3%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주요 시장에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2023년 연간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는 △HEV 30만6000대(전년 대비 20.8%↑) △PHEV 8만8000대(15.5%↑) △EV 18만2000대(15.3%↑) 등 총 57만6000대로 전년 대비 18.2% 증가했고, 친환경차 비중은 19.1%(전년 대비 2.3%↑)을 기록했다.
◇ 인기 차종·친환경차 중심 판매로 수익성 제고
기아는 올해 국제정세 불안,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 대기수요 축소에 따른 수요자 우위 시장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을 전망했다. 그럼에도 기아는 구조적으로 자리매김한 선순환 수익 체계를 강화하고, 전기차 라인업 본격 확대를 통한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쏘렌토·스포티지 등 인기 모델과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판매 성장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장 둔화 우려가 있지만 플래그십 전기차 EV9의 해외 판매 본격화와 EV3부터 EV5로 이어지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소형 전기차 판매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 리더십을 굳건히 하고 판매 물량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기아 관계자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플래그십 전기차 EV9의 글로벌 판매 본격화, EV3~EV5 등 전용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기반한 수익성 제고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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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V4 콘셉트 외장./사진=기아 제공 |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를 지난해 실적 대비 3.6% 증가한 320만대로 설정했다. 매출액은 1.3% 증가한 101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3.4% 증가한 12조원, 영업이익률은 11.9%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담당 부사장은 "2024년은 금리인상 등 국가별 긴축, 확대되는 지정학적 어려움 등 예년보다 더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조심스럽게 도매 기준 판매 목표를 작년 대비 4.1% 증가한 320만 대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EV 시장 둔화세가 보이긴 하지만 각 권역별로 공급 확대 요청이 있는 상황이라 크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판매나 수익성 판매나 수익성 부분은 자신감 있게 갈 수 있다고 본다"면서 "EV는 기아의 판매나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EV3·4·5가 연속적으로 올해 6월부터 출시될 예정이고, 이 세 차종은 무조건 성공시키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아는 지난해 밝힌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물론 매입분의 소각비율을 조건부(3분기까지 경영목표 달성시) 100%로 확대(기존 소각 비율 50%)함으로써 올해 총 주주환원율을 최대 31%까지 끌어올리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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