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체질 개선’을 선포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불황을 이겨낸 가운데 올해 취임 3년차를 맞는 홍 대표의 리더십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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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진=현대엔지니어링 |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6일 창립 50주년 기념식과 함께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미래 비전인 ‘NEXT HEC’를 공개했다.
NEXT HEC는 ‘CREATE THE GREAT’라는 슬로건 아래 향후 50년간 현대엔지니어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CREATE’는 유형의 가치인 건물과 시설뿐만 아니라 무형의 가치인 에너지와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GREAT’는 가장 완벽하게 여겨지는 상태인 ‘이상’을 표현한 단어로 최고의 품질과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목적지는 국내 대표 종합건설사가 아니다”라며 “미래 50년,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종합건설사를 초월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건설에만 얽매이지 않고 우리의 경영 패러다임을 건물이나 시설 등을 공급하는 ‘목적물 전달’에서 경제·인류·자연 등 우리 삶 전반에 가치를 전하는 ‘가치 제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 취임 2년차였던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 2022년 7위에서 지난해 4위로 올라섰다. 매출액은 2022년 8조8150억 원에서 지난해 13조660억 원으로 48.2% 증가해 10조 원을 초과할 전망이다.
특히 ‘형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함께 해외를 누비며 성장세를 나타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액은 63억7917만 달러로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어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3억9553만 달러 대비 87.9% 증가한 수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2월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한 ‘샤힌 석유화학 프로젝트 패키지 1·2’를 비롯해 6월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 패키지 1·4’,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등 대형 플랜트 사업을 연달아 따냈다.
또 지난해 6월 폴란드 폴리체 지역에 준공을 앞둔 ‘폴리머리 폴리체 PDH·PP 플랜트’ 프로젝트 폴리프로필렌(PP) 초도 생산 기념행사 진행을 비롯해 9월 미국 GTL Americas가 발주한 파인블러프 GTL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 용역을 수주하는 등 글로벌 종합건설사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에너지 프로바이더’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 아래 신사업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건축·주택사업과 더불어 폐플라스틱 에너지화(P2E), 소형모듈원전(SMR·MMR), 수소, 해상풍력, 태양광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러한 ‘신사업 강화’ 전략은 지난 2022년 무산된 기업공개(IPO) 재추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리스크가 큰 건설업 대신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기업 가치를 높여 IPO 시장에 재도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갑진년’ 푸른 용의 해인 올해, 1964년생인 홍 대표는 건설업계 용띠 최고경영자(CEO) 중 하나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실상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로 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창립 50주년과도 맞물린 가운데 홍 대표는 ‘NEXT HEC’라는 미래 비전과 함께 체질 개선에 승부수를 걸었다. 홍 대표의 승부수가 올해 어떤 결과로 완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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