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 매수‧매도 타이밍을 재는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의 경우 ‘밸류업 프로그램’ 추가조치 기대감으로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지만, 미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기대만큼의 상승률이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도 존재한다. 이럴 경우엔 외국인 수급이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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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식 매수‧매도 타이밍을 재는 개인 투자자(개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주식시장에서 개인‧외인‧기관은 수급 방향성을 좌우하는 3대 축이다. 세 투자세력 간의 긴장관계 혹은 역학관계에 따라 그날 그날 증시 방향성이 좌우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보다 훨씬 큰 자금력을 가지고 움직이는 외인‧기관의 움직임을 반쯤은 부럽게, 반쯤은 얄밉게 바라보곤 한다.
두 달 동안 11조원어치 쓸어 담은 외국인들
최근 국내 증시에선 외인‧기관에 대한 개인들의 시선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외인 수급이 강력한 매수세를 동반하고 있는 반면 기관들은 중요한 순간마다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누르는 ‘빌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이후인 1월19일부터 3월5일까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전부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6일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외인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도 이 기간 10조9780억원어치 주식을 쓸어담았다. 외인 순매수액은 지난 1월 3조4830억원에 이어 2월엔 7조8580억원으로 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심지어 지난달 26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발표 이후 국내 투자자들마저 실망감을 표출하는 와중에도 외인만은 순매수세를 지속했다. 이들의 매수 타깃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에 집중돼 있고, 일각에선 차은우(자동차‧은행‧우선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진 형편이다.
분명한 건 현재 상황에서 외인 매수세가 주식투자 방향설정에 있어 하나의 강력한 힌트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가운데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보고서는 ‘외국인 수급을 고려한 업종 선별전략’이라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반도체‧저PBR‧제약바이오 주목해야”
우선 김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3대 분야’를 실적개선주, 저PBR주, 소외되었던 성장주 등으로 제시했다. 그는 “연초 이후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은 외국인 매수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2월 이후 한국 주식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세 분야는 모두 외국인들이 사고 있는 주식들이며, 향후에도 이들 세 분야가 주식시장의 핵심 테마로 작용하고 외국인 수급도 꾸준히 유입될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반도체는 미국발 인공지능(AI) 투자확대 수혜 기대감으로 움직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겠으나, 빅테크들이 AI 투자를 쉽사리 줄이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반도체 업종은 연간 기준으로는 비중확대 관점을 가지고, 경계심리에 따른 조정이 발생하면 이를 매수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저PBR주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3월에도 추가 상승할 여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상반기 중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추가 정책 모멘텀이 대기하고 있다”면서 “일본 대비 관련 업종들의 상승 여력도 남아있어 3월에도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고금리 상황에서 소외되었던 성장주들에 대한 투자 방향성도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은 “AI와 바이오테크(Biotech) 분야의 인수‧합병(M&A)이 늘어날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된다”면서 “국내에서는 인터넷,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번 달에도 반도체, 저PBR주, 성장주가 순환하며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는 말로 투자전략을 요약해 제시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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