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비트코인 현물 ETF 등에서 입장 엇갈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간 자본시장 관련 공약에도 많은 시선이 쏠린다. 가장 첨예하게 입장이 엇갈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경우 국민의힘이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내걸며 전선을 펴고 있다. 청년층의 관심이 많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신중한 입장인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이다. 

   
▲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간 자본시장 관련 공약에도 많은 시선이 쏠린다./사진=김상문 기자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자본시장 공약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든 듯한 모습에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3월말 기준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은 한 달 사이 33조원 늘어났고 두 달 새 57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이나 비트코인 등 수익성 높은 자산에 투자하기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추측된다.

적극적인 투자를 원하는 개인투자자(개미)들은 각자 자신이 선호하는 투자방식에 적합한 제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각자 지지층을 포섭하기 위한 자본시장 공약을 내놓고 있다. 찬반양론이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분야는 역시 금투세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돼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다.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이 연 합산 5000만원을 넘을 경우,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양도소득세로 걷는다는 내용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금투세 폐지’를 선언했고, 국민의힘이 총선 공약으로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투세 적용 대상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근거로 ‘금투세 폐지=부자감세’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허나 이 이슈와 관련해선 금투세 납부 대상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폐지 입장에 동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큰 돈을 굴리는 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결국 그 피해는 시장에 남아있는 개미들 몫으로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역시 시행 시기를 한 번 더 유예하는 등 조율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운 상태다.

또 다른 논쟁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관련된 공약을 두고 펼쳐지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하면서 비트코인 시세 전체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현물 ETF 관련 이슈가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국에서 출시된 현물 ETF 투자에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위배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상자산과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 발행·상장·거래 허용을 공약으로 내건 것. 가상자산 현물 ETF 매매수익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분류과세하는 한편 가상자산 선물 및 현물 ETF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편입을 허용해 비과세 혜택을 늘려준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허나 민주당만의 노력으로 상황이 바뀔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법인계좌 허용 등을 포함해 세부적인 조율 사항이 매우 많다”면서 “새롭게 구성된 국회에서 절차를 밟아가면서 천천히 추진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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