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취임식 이후 중국서 시진핑과 회담, 답방 의미 있어
7개월여 만 다시 방중으로 밀착 과시…평양 연쇄 방문 주목
미일 정상 군사협력 강화 발표, 중러 모두 반발 명분 삼을 듯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에 당선된 이후 첫 해외순방지로 중국을 꼽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9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한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올해 중국 국빈방문을 위한 포괄적인 준비의 중요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5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회담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중 일정을 공개하기 이르다고 했으나, 5월 7일 취임식 이후 푸틴 대통령의 새 임기 첫 해외방문지는 중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5월 방중한다면 7개월만에 다시 베이징을 찾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국빈방문 했고, 10월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해 두 사람은 지난해에만 두차례 직접 만났다. 푸틴의 이번 방중은 시 주석의 방러에 대한 답방 형식이기도 하다. 시 주석도 지난해 3월 연임 임기 시작 후 첫 해외방문으로 러시아를 찾아 정상회담 했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은 2000년 7월 이후 24년만의 평양 방문을 예고한 상태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김 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했다. 이후 지난 1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 결과 북한과 러시아 모두 푸틴의 방북을 확정해 예고했다. 만약 푸틴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을 연쇄적으로 방문할 땐 3국 결속을 과시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중국 및 북한과 관계에 적극적인 것은 2022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두 나라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했고, 중국도 러시아가 무기에 사용할 부품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연합뉴스·러시아 스프트니크 통신

또한 푸틴 대통령은 중국, 북한과 연대를 통해 글로벌 진영화를 이루고 국제적으로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있다. 푸틴의 이런 계획은 김정은정권의 ‘신냉전 외교’와 맞아떨어지면서 북러가 더욱 밀착하고 있으며, 이제 중국까지 끌어들여 3국 공조로 확대하려는 모양새이다. 따라서 이번에 푸틴 대통령이 중국과 북한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북중러 3국 연대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중국도 북중 수교 75주년을 맞아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어 최고위급 교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의 공식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조중 우호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11~13일 방북한다. 이번 자오러지 상임위원장의 방북 때 북중 정상회담이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시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은 2019년에만 1월 베이징에서 2월 평양에서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2020년부터 유행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양국간 고위급 교류가 중단된 상황이다. 이번 자오 상무위원장의 방북은 코로나19 이후 최고위급 교류인 만큼 양국 정상간 만남을 준비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도 김정은의 방중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중국이 올해 수교 75주년을 ‘친선의 해’로 정한 만큼 다양한 교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북러 간 밀착에도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해왔던 중국이 북한과 관계 강화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예상된다. 이럴 경우 양국이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고, 중국의 일반 관광객의 북한 방문을 재개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앞으로 러시아는 물론 북한과 더욱 밀착할 가능성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서도 예견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협력 강화를 밝혀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일 정상은 이번에 무기 공동개발·생산, 양국 군 상호운용성 강화, 연합 감시체제·훈련 확대 등에 합의해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예고했으며, 이는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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