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4·10총선 참패 원인을 두고 여당 내부에서 용산 책임론이 고개 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위기 수습에 나섰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에 여당에서 대통령실과 거리 두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은 연일 당 위기 수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5일 4선 이상 중진 간담회를 필두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간담회 등을 추진하며 동분서주하는 중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까지도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패배 원인 분석과 혁신을 뒤로하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새 원내대표 선출 등 지도체제 재편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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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4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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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이 위기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감지된다.
비윤계인 국민의힘 관계자는 미디어펜과 통화에서 “내부에서도 패배의 원인을 알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는 총선 패인에 대통령실을 지목하고 있다”면서 내부에서 ‘용산 책임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여당의 총선 패배에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 국정 방향성을 강조하며 변명으로 일관하자 내부 불만이 고조된 탓으로 파악된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통령실을 향한 부정적 목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친윤계로 알려졌던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통령실과 선을 긋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친윤계인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 전부터 이미 내부에서는 결과가 예측됐다”라며 “문제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인데, 대통령실은 당에 책임을 전가하며 꼬리를 자르려는 모양”이라면서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을 외면하고 책임을 오로지 당에 전가하는 것은 공감하기 힘들다”고 대통령실을 향해 쓴소리를 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선 패인에 대해 “수직적 당정 관계의 결과가 총선 패배로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이번 패배를 계기로 국민의힘이 용산 출장소라는 이미지를 혁신해야 한다”며 당정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총선 참패로 윤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탄핵 저지선을 지켜냄으로써 국회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록 총선에서 패배했지만, 대통령 거부권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당권에 도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의 인사권을 고려한다면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새 지도체제가 개편된 후 결국 국민의힘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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