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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부 김준희 기자 |
[미디어펜=김준희 기자]태영건설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중이다. 지난 1월 워크아웃 개시 이후 약 3개월간 실사를 거쳐 오는 30일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앞두고 있다.
기업 정상화에 있어 분수령이 될 날이지만 태영건설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해 있다. 태영건설 최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CP4구역 개발사업(원웨스트 서울, 이하 마곡 CP4)’이 추가 대출 실행을 앞두고 진통을 겪고 있어서다.
마곡 CP4는 서울 강서구 일대 연면적 46만3098.48㎡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1층 규모 업무시설, 판매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1년 8월 착공해 오는 9월 준공 예정이다.
시행사로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인 마곡CP4PFV로 IRDV(45.2%), 태영건설(29.9%), 이지스자산운용(19.9%), 메리츠종합금융증권(5.00%)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태영건설은 이 사업에 지분 투자와 함께 시공까지 맡았다.
문제가 발생한 건 지난 19일이다. 마곡CP4PFV는 3700억 원 규모 추가 자금 조달을 의결하기 위한 총회를 개최했다. 앞서 마곡 CP4 대주단은 사업의 정상적인 수행을 위해 부족한 사업비 37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 상정 과정에서 최대 지분권자인 IRDV는 추가 3700억 원 대출에 대한 이자비용 약 180억 원을 태영건설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안건에 포함시켰다. 태영건설은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고 결국 추가 대출 의결은 무산됐다.
IRDV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돌입으로 공사 지연 등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이에 대한 이자비용 등 손실은 태영건설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워크아웃으로 인한 공사 지연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곡 CP4 공정률은 약 80%로 오히려 준공일이 에정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태영건설이 최근 공사비 상승 등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수익 발생을 위해 공사를 서둘러 진행한 영향이다.
태영건설은 이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토지 매입단계부터 자금보충약정을 통한 대출로 금리를 최대한 낮추고 본PF에서도 도급계약에 따른 공사비 유보를 감안해 사업비를 조달해 비용을 절감했다.
또 선매매계약 당시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평당 120만 원을 증액해 매도가격을 1680억 원 증액하고, 매수인의 선납대금 3500억 원 반환에 대한 자금보충을 제공해 PF 비용도 절감했다.
이러한 기여에도 태영건설은 추가 이익에 대한 배당 없이 워크아웃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실 부담만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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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준희 기자 |
업계에 따르면 마곡 CP4 사업 예상 수익은 약 9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지분율 고려 시 태영건설이 가져가는 수익은 약 270억 원이다.
만약 180억 원 손실을 태영건설이 전부 떠안을 경우 기존 대출분에 대한 이자 45억 원을 포함해 금융이자비용만 225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실질 수익이 45억 원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최대 지분권자인 IRDV는 절반에 가까운 407억 원을 가져가게 된다.
혹여 손실 부담 주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경우 추가 3700억 원 대출 실행과 별개로 공동 출자자 간 협의를 진행하면 된다. 마곡 CP4 대주단은 이미 금리 등 추가 대출에 대한 의결을 마친 상태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IRDV 측은 태영건설의 100% 손실 부담을 전제로 추가 대출 실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원활한 사업 추진’이라는 대의 대신 개별 사업자의 이윤 증대에만 몰두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IRDV는 옛 이지스리뉴어블스로 마곡 CP4 참여사인 이지스자산운용과 지난해까지 특수관계사였다.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9.9%를 쥐고 있는 GF인베스트먼트(GFI)가 IRDV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었다.
GFI는 이지스자산운용 전 대표였던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 일가가 약 90% 지분을 갖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IRDV와 관계에 대한 논란이 일자 GFI는 지난해 보유 중이었던 IRDV 지분을 처분했다. 다만 양 사는 여전히 여의도 이지스자산운용 본사 같은 층에서 근무하면서 긴밀하게 협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추가 손실 부담 주체에 관한 협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약 20% 지분을 보유한 이지스자산운용이 과거 특수관계사였던 IRDV 측과 함께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중이다. 마곡 CP4는 태영건설의 최대 PF 사업장이다. 사업 정상화를 위해선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순항과 추가 자금 조달이 최우선이다. 또 공동 참여 기업 간 양보와 고통 분담의 자세도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태영건설은 기업개선계획 최종 의결을 앞두고 있다. '양보'의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곡 CP4 추가 자금 조달이 원만히 마무리돼 태영건설과 마곡 CP4 사업 모두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길 기대한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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