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올해 들어서도 저가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는 우선적으로 중국산 후판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내에서는 수입량이 많은 열연강판까지 반덤핑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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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공장에서 후판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
◆올해도 저가 공세에 중국산 수입재 유입 증가
14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수입 철강재는 542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반면 중국산 철강 수입재는 319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내 수요 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인 철강 수입량은 줄었지만 중국산 수입재는 여전히 유입이 많다. 전체 철강 수입재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올해 4월까지 중국산 비중은 58.9%로 전년 동기 56.5%에 비해 2.4%포인트(p) 높아졌다.
중국에서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중국 현지에서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철강 제조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어 중국 내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을 우리나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무역장벽도 없다 보니 중국에게는 수출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로 꼽힌다.
문제는 중국이 국내 시중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 수요가 부진한데 저가 중국산 수입재가 늘어나다 보니 국내 철강업체들의 판매도 부진한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수입재는 제품별로 차이가 있지만 국산에 비해 10~20% 수준 가격이 낮다”며 “경기 침체로 가격이 더 낮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산 수입재 유입으로 인한 국내 철강업체들의 판매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후판 반덤핑 제소 착수…“열연강판도 반덤핑 제소해야”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지속되면서 국내 철강업계 내에서는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중국산 수입재에 가격으로 대응해왔다. 수입대응재라는 제품을 만들어 중국산 수입재와 가격을 연동해 판매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수입대응재는 오히려 시장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실질적으로 중국산 수입재를 막지 못했다.
이에 철강업계는 새로운 대응책으로 반덤핑 제소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반덤핑 제소가 추진되는 품목은 후판이다.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을 제조하거나 건설용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국내로 수입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4월까지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후판은 43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2년 전에는 4월까지 14만7000톤이 수입됐는데 이와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처럼 후판 수입이 급증하면서 중국산 후판 수입에 대한 피해 조사에 들어갔다. 피해 조사는 반덤핑 제소를 위한 절차에 해당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반덤핑 제소를 위해 피해 조사에 나서면서 먼저 움직였다”며 “중국산 수입재 유입이 증가하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피해를 입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로 피해 사실이 입증된다면 반덤핑 제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수입량이 많은 열연강판까지 반덤핑 제소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열연강판은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의 다른 철강재의 소재로도 활용되며, 기초 산업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4월까지 들어온 열연강판은 66만3000톤으로 전체 중국에서 들어온 철강재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열연강판 수입량 중 절반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철강업계 내에서는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나서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후판과 열연강판을 물론 도금강판, 컬러강판, 철근, 형강 등 전체적으로 저가 수입재에 대한 무역장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철강재가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전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반대인 상황”이라며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에 대해 일부 제강사들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국내 철강 시장이 안정화되려면 전체적인 품목에 대한 무역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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