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최근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의 제재 내용을 담은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반사이익을 누릴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해당 법안이 제정된다면 미국 내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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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생물보안법 통과로 기회가 엿보이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이 꼽힌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0만4000리터의 세계 1위 CDMO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생물보안법으로 직격탄을 맞는 중국 CDMO 업체 우시의 경쟁사이기도 하다.
현재 우시 바이오 매출의 절반이 북미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도 높다. 세계 최대 생산능력과 그간 쌓아온 운영실적 그리고 빅파마 네트워크 등이 글로벌 수요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회사가 지속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로부터 시러큐스 생산공장을 인수하며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회사는 현재 BMS가 생산하던 제품 일부 제품을 그대로 CMO 하면서 비교적 수월한 시장 진입과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러큐스 공장 생산능력이 4만 리터에 불과해 사업 확장엔 한계가 있어왔다.
이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인천 송도에 12만 리터 규모의 바이오플랜트 제1공장을 착공했다.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1공장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어 1공장과 비슷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2·3공장도 오는 2027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또 시러큐스 공장에 최근 차세대 약물로 주목 받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도 구축 중이다. ADC 생산시설은 올 하반기 완공, 내년 생산을 목표로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수혜 기업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동아쏘시오그룹 게열사 에스티팜은 저분자화합물 API 공급사로 시작해 2020년부터 메신저리보핵산(mRNA) CDMO로 사업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의 원료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아직까지 누적 수주 규모는 250억 원에 불과하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며 치료제·백신 분야에서 mRNA 기술이 급부상한 만큼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 생물보안법에 따른 반사이익도 기대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글로벌 유리제조기업인 아사히글라스의 바이오의약품 CDMO 자회사 AGC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무균 충전 기능 전문 위탁제조기업(CMO)인 네덜란드 바이오커넥션(BioConnectio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사히글라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CDMO 역량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또 일본 최대 CDMO 기업인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난달 미국 내 제조시설 확장을 위해 12억 달러를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 CDMO 기업 스위스 론자는 지난 3월 미국 내 로슈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1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한편 미 생물보안법은 지난 3월 미국 상원을 통과하고 두 달 만인 지난 15일(현지시간) 하원 상임위 문턱도 넘어섰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의회가 선정한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들과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제재 대상을 ABC그룹으로 나눴다. A그룹은 유전체장비제조 및 분석서비스 기업인 BGI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 5개사가 포함된다. B그룹은 바이오기업 명단에 포함된 기업에게 장비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미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미치는 기업, C그룹은 적대국 정부 통제에 있는 자회사 모회사 등이 포함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바이오협회 소속 기업의 상당수가 중국 기업에 위탁생산(CMO)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제정될 경우 우리 바이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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