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화 건설부동산부장.
[미디어펜=김병화 기자]‘김해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지방행정공제회), 서울 반포 도시형생활주택(과학기술인공제회)’

태영건설 59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기금이 대출을 제공한 사업장은 2곳 뿐이다.

두 사업장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먼저 지방행정공제회가 자금을 투입한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는 대동면 월촌리 일대 280만㎡에 1조50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경남 최대 규모 산업단지다. 2019년 기존 건설사가 사업참여를 포기하며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태영건설을 새로운 파트너로 맡으며 사업이 재개됐다.

최근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대주단 67곳은 사업비 추가 PF 대출을 결의했다. 대출 금리는 기존 금리(5∼7%)와 비슷한 수준인 5.6%로 결정했다. 현재 해당 사업장은 준공 완료됐고, 분양률도 74%에 달한다. 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지방행정공제회의 적극적인 투자도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가 해피엔딩이라면, 반포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은 새드엔딩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공사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 태영건설 본사 사옥 전경./사진=미디어펜

반포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에 최고 20층 규모 도시형생활주택
72가구와 오피스텔 25가구를 짓는 프로젝트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 노른자 입지를 자랑하며 2022년 8월 본 PF 대출약정을 맺고 공사에 착수했다.

이른 바 ‘우량 사업장’으로 꼽히며 무사히 착공에 들어간 반포 도시형생활주택은 지난 4월부터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과기공이 태영건설의 준공 확약을 못믿겠다는 이유로 추가 자금 투입에 반대하며 협의조차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공매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기금성 자금이 투입된 두 사업장의 상반된 모습. 일각에서는 과기공이 ‘보신주의’ 노선을 택하며 사업 자체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고 비판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전의 자금 집행은 면책될 수 있지만 이후 추가적인 자금 투입에 대해 손실이 발생할 경우 관리 책임을 피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무책임한 보신주의는 혼란으로 이어진다. 당장 반포 사업장과 관련된 하도급 업체들은 도미노 도산 위기다. 자금 집행 중단으로 수십억원의 공사대금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공사 중단으로 인한 인력 및 장비 철수로 사업장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하절기 강우로 인한 지반 침하(싱크홀) 등 안전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H감리업체는 지난 3월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반포 도시형생활주택 공사 중단에 따른 안전조치 사항을 통보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기사: [단독]"태영건설 반포 PF 사업장, 공사 중단 장기화 시 안전 문제")

반포 도시형생활주택이 ‘옥’인지 ‘석’인지 가려야 한다. 강남 한복판이다. 터파기 공사도 10m 이상 진행됐다. 대승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과기공의 현명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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