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물가상승률이 올해 중 2%대 중후반 수준에서 내년 2%대 초반으로 물가목표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주거비 둔화 지연과 노동시장 강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향후 물가지표의 하방경직성이 지속될 경우 금융상황의 긴축도가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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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국제금융센터 제공. |
31일 국제금융센터의 ‘미국 인플레이션 경과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월간 물가지표의 상방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시장의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부각됨에 따라 작년 이후의 인플레이션 경과를 점검하고 향후 경로를 예측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작년 인플레이션은 견조한 성장과 고용에도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됐다. 하지만 올 초부터 주거비 등 둔화가 더디게 나타나고 일부 일시적‧후행적 항목의 물가가 높은 상승폭을 보이면서 2%대 중반에서 정체돼 있다.
주거비, 노동집약적 서비스 부문의 디스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금융 서비스와 의료‧자동차 보험료 등 일부 항목이 급등하면서 1분기 물가지표가 대체로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경우 근원 상품의 지속적인 하락세와 서비스 물가의 점진적인 완화로 작년말 3%를 하회했으며 최근 2%대 후반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2%대 중후반를 보이다가 내년 2%대 초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 큰 폭의 하락은 어렵지만 급격한 상승국면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급망 안정, 고금리, 안정적인 기대 인플레이션, 임대료 상승률 둔화 등을 감안할 때 다시 인플레이션 상승국면으로 재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주거비 둔화 지연 및 노동시장 강세 인플레이션 주요 상방 위험으로 잠재한다.
정예지 연구원은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물가 상승압력은 1분기 대비 축소될 전망이지만, 중동 정세 악화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주요 리스크로 잠재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주거 서비스는 임대료 상승세 둔화와 주택공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당초 예상보다는 점진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며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지속되고 임금상승률 둔화폭이 제한될 경우 비주거 서비스 물가의 하방경직성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물가지표의 하방경직성이 지속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가 더욱 지연되면서 금융시장이 통화정책 기대 경로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금융상황의 긴축도가 높아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연준이 금리인상 또는 연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지만 향후 물가지표가 예상을 상회해 금리인하 기대가 년으로 연기될 경우 금융상황의 급격한 긴축이 나타날 위험이 잠자핸다”면서 “70~80년대 초까지 인플레이션이 크게 높아졌다가 안정될 때까지 2차 오일쇼크 등 외부 충격과 정책실패가 겹치면서 7~8년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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