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테크(엔화를 이용한 재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엔화가 100엔당 870원대로 떨어지면서 국내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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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엔테크(엔화를 이용한 재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백지현 기자 |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와 최근 일본여행 인기로 환전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밀리면서 엔화 가치의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 달 20일 기준 1조273911억엔(약 10조54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1조2410억엔) 대비 381억엔(약 3329억원) 증가한 규모다.
최근 엔화 가치가 100엔당 870원대로 떨어지면서 현재가 ‘엔테크의 적기’로 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늘면서 향후 환차익을 기대해 엔화가 떨어졌을 때 미리 사둔 엔화 환전액이 늘어난 영향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엔테크는 향후 엔화 가치가 오를 것이란 기대 아래 환차익을 노린 재테크를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0엔당 1000원을 넘나들던 원·엔 환율은 지난달 말엔 860원대까지 떨어졌다.
앞서 지난 4월 29일 오전 한때 1달러당 160엔을 돌파하자 일본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엔화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달러당 160엔선을 넘은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일본 외환 당국의 개입에도 엔화 가치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밀리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 반등에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이 불투명한 만큼 투자 측면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밀릴수록 달러 강세가 엔화 가치 하락을 압박해 단기간에 환차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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