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화 주장'에 "의지 없는 건 北…잘못된 신호 안돼"
1호 법안 '대외제재법', "외교수단으로 중요…법적 근거 마련"
[미디어펜=김규태·최인혁 기자]“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정부의) 의지는 백만 년이 가도 바뀌지 않는다.”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던 발언이다. 당시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해당 발언으로 북한이 도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김건 의원은 우리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를 효력정지한 지난 4일에도 북핵 문제에 대한 우리의 단호한 입장을 강조했다.

김건 의원은 이날 오후 미디어펜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국제사회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 비로소 변하게 될 것”이라며 북핵 문제는 물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 인터뷰에서 지난 2022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당시 겪었던 남북 간 외교 일화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김 의원은 외무고시를 합격한 외교관 출신이다. 윤석열정부에서는 초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했다. 그는 북핵외교기획단장을 맡는 등 35년간 외교·안보 분야에서 역량을 펼쳐왔다. 특히 북한 문제 전문가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국가안보와 국민안전 달린 문제엔 여야 한목소리 내야

김 의원은 최근 북한이 자행한 오물풍선 살포, GPS 교란 등의 도발에 여야가 한목소리로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에서 정부·여당의 대북정책을 ‘강경책’이라고 비판하고,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진단’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정부가 북한과 협상 및 대화 시도를 지속해 왔으나, 정작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후 북한에 대한 첫 메시지가 인도적 차원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고, ‘담대한 구상’을 발표하며 대화 의지도 밝혔다고 말했다.

‘담대한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임할 경우 경제와 정치 분야에 대한 지원은 물론 군사적 상응 조치를 더해 북한의 안보를 보장하는 윤석열정부의 대북 정책이다. 그러나 같은 해 북한은 전술 핵무기로 남한을 선제공격하겠다는 내용의 ‘핵무력 정책법’을 발표하며 우리정부의 비핵화 협상 제안을 사실상 묵살했다.

그는 북한과 대화를 촉구하는 야권을 향해 “지금은 북한이 대화의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내부에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북한에게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대화 의지가 없는 북한에게 또다시 회유책을 펼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 정부가) 포용적인 자세로 북한에 먼저 다가가서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지 않았느냐”면서 “하지만 북한은 이를 받아들이기를 ‘남한 사람은 겁쟁이’라는 식으로 우리의 대화 시도를 ‘약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의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줬고, 언제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돌아올 날을 인내심 있게 기다리면서 제재가 느슨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서 북한이 비핵화의 길 외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는 야권의 주장은 역설적이게도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게 만드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자체 핵 무장과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완전한 비핵화 이뤄야…핵무장·전술핵 재배치는 신중

김 의원은 북한의 도발과 북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핵보유 경쟁보다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우리 내부 일각에서 나오는 자체 핵무장 주장에 대해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이 안보리의 제재를 받지 않고 핵을 보유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핵무장을 선언하는 순간 북한 핵개발에 면죄부를 주게 된다. 자충수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국은 국내법으로 NPT(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체제를 위배해서 핵을 확산시키는 국가는 제재를 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전세계와 무역을 하는 우리나라는 대외경제 의존도가 커서 경제제재를 받을 경우 상당히 큰 손해”라며 자체 핵무장이 국가이익에도 부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그는 북핵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견고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핵우산’을 꼽았다.
 
그는 “한미동맹의 확장억제력을 강화시켜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개발해도 쓸 수 없는 상황을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전술핵 재배치 문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1순위 공격 목표가 되는 것이고, 이를 방어하기 위한 역량을 갖기 위해 어마어마한 군사비도 들어가게 된다”며 군사적 효용성을 따져보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3대 세습을 이어오고 있는 북한 정권이 김정은 체제에서 동요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어, 외교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을 시작한) 30년 전과 현재를 비교했을 때 북한은 과거보다 더 고립되고 경제도 황폐화된 상황”이라며 “핵 개발은 북한 이익에 맞지 않아 일정 시점에 다다르면 이들은 비핵화의 길로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간 대북정책으로 온건책과 강경책이 오고 갔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늘 일관됐다”면서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 조치를 성공적으로 유지한다면, 북한은 비핵화 길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4일 미디어펜과 인터뷰에서 22대 국회 1호 법안인 대외 제재법(가칭)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2024.6.5./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외통위에서 역량 발휘 희망…1호 법안도 당연히 ‘외교’ 

김 의원은 22대 국회에서 첫 상임위로 외교통일위원회를 선택했다. 외교 전문가로 쌓아온 역량을 국회에서 발휘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22대 국회 1호 법안은 물론 2호 법안까지 준비 중이며, 이는 모두 외교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달 초 1호 법안으로 '대외 제재법'(가칭)을 제정해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제재 조치를 하는 것에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의 독자제재 조치는 법적 근거가 미비해 각 부처의 규정에 기반해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김 의원은 제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법적 근거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안보리의 여러 제재 조치에 동참하고 있고, 또 독자제재 조치도 많다”면서 “다른 나라엔 제재의 근거가 되는 법이 있지만 현재 우리는 없다”며 “외교 수단으로 제재 조치라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외교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을 2호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외교의 주요한 주체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들이 ODA(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제한을 해소해 지방외교를 활성화하는 것이 법안의 주요 골자다.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앙정부의 외교에 지방자치단체의 외교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문명사적 변화 불러올 것…대비책 마련해야"

외교·안보 전문가에서 입법 활동을 하는 국회의원이 된 그는 우리미래를 위해서 AI 분야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22대 국회에서 ‘국회 AI와 우리의 미래’라는 연구 단체를 결성할 계획도 세웠다.

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기초적인 AI 기술이 전쟁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향후 AI가 우리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력을 미리 살펴보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채택되지 못했던 'AI 기본법'을 시작으로 각 분야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입법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연구단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미래의 주제가 아니라 현재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면서 “각 분야별로 점검해서 이제부터라도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를 개발할 때도 규범이 있어야 한다. AI는 혁신적이면서 포용적이어야 하고 안전해야 한다”며 “연구단체 규모가 크지 않지만, 활동은 이 세가지를 아우를 수 있는 분야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AI 개발의 혜택이 특정인 또는 소수에게만 치중되지 않고 공동체 사회 전체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입법으로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