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 인한 중국기업 공백…분명한 기회지만 경쟁업체의 투자도 강세
   
▲ 산업부 박재훈 기자.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바이오 업계가 미국 정부의 생물보안법 발의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직 완전히 결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중국 바이오 기업 공백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어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자들도 같은 시선으로 빈 자리를 겨냥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놔서는 안되겠다. 바이오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북미 시장 공략은 필수지만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경쟁 업체들이 도사리고 있다.

실제로 상황은 아직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 열린 미국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은 국방수권법(NDAA)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중국의 주요 바이오 기업들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법안이다. CDMO사업에서 공룡인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에 타격이 커 글로벌 바이오 산업계의 형국이 달라지게 될 전망이다.

이번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생물보안법이 포함됐더라면 중국 기업들의 입지 축소에는 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었다. 외신들은 이번 결정이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로비에 따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입지 축소를 통해 수혜를 얻을 기업들이 원했던 그림과는 미약하게나마 결이 틀어진 것이다. 업계의 시각은 향후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것이 시간 문제라고 보지만, 중국 기업들이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이 늘어났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상황에 유리하게 형국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다. 지난해부터 심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책들에도 중국 기업들이 우회책을 찾으려 했던 행보로 미뤄 보아 이번에도 법안에 대한 공방전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배터리를 들 수 있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IRA(인플레이션 방지법)로 중국 기업들에 제동을 걸고자 했다. 중국의 배터리업체 CATL은 IRA로 인해 북미 시장 공략에 발목이 잡히자 포드를 통해 공장을 설립하려는 등 우회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여타 중국 기업들이 정책의 빈틈을 찾기 시작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생물보안법에 있어서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사업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면서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통된 행보라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일본의 후지필름과 스위스의 론자 등 걸출한 CDMO기업들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흡사 만원 지하철에서 우연히 난 빈 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 후지필름다이오신스는 북미지역 생산시설 강화를 위해 4조3800억 원의 투자를 예고했으며, 스위스의 론자도 제넨택 바카빌의 제약 공장을 인수하기도 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말했듯 수주가 2배 규모로 늘어났지만, 상황은 국내 기업들에게만 내리는 단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번 바이오USA에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듯, 시장의 흐름이 유리해진 것은 사실이나 긴장감을 놔서는 안된다. 빈 골대에 공을 집어 넣을 수 있는 것은 가장 공에 가까운 선수이듯,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는 것에 더욱 집중하며 질주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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