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1일 국민의힘 5선 윤상현 의원까지 차기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나서면서, 다음달 23일 열릴 전당대회는 다자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는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1시간차 릴레이로 당권을 향한 출사표를 던진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부터 4명의 후보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이 꺽일 전망이다.
관건은 과반수 득표 여부다. 어떤 후보든 7월 23일 전당대회에서 과반을 넘겨 득표하지 못하면, 결선투표까지 가야 한다. 결선투표까지 가면, 누가 최종 승리를 거머쥘지 현재로선 단언하기 어렵다.
한 전 위원장이 대국민 여론조사와 국민의힘 지지층 설문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향후 판세에 대해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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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의원.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번 전당대회는 당심 80%에 민심 20%를 더해 득표 결과를 낸다. 특정 후보가 민심을 휩쓸더라도 당심에서 밀리면 당선되기 힘든 구조다.
이러한 투표 구조로 인해 국민의힘 당원 비중이 높은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수도권 당심을 잡아야 당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맞물려 윤석열 대통령과의 교감 및 복심으로 여겨지거나, 또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직간접적 지지를 받는 후보가 당권 경쟁에서 앞설 것으로 관측된다.
한 전 위원장은 20일 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는 윤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잠재우고 나섰다.
나 의원은 앞서 당내 최다선 의원인 조경태 의원을 만나 캠프 좌장 역할을 제안하면서 PK 당심 공략에 들어간데 이어, 21일 오후 대구경북(TK)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잇달아 만났다. 당원 비중이 높은 곳을 감안한, 전략적 행보로 읽힌다.
원 전 장관은 전날 출마 선언을 통해 '당정 일체론'을 내세우며 한 전 위원장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또한 지난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특사 보고 차 윤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히면서, 친윤계-윤심을 잡으려는 행보를 보였다.
윤 의원 또한 21일 공식 출마 선언 자리에서 "대통령과 당의 변화를 성공시킬, 추동시킬 자신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돕고 당의 혁신을 위해 모두 쏟아붓겠다"면서 역시 친윤계-윤심부터 잡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다만 나 의원은 이러한 친윤계-윤신부터 잡으려는 다른 후보들의 움직임에 대해 21일 "줄 세우고, 줄 서는 정치를 정말 타파하고 싶다"며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제2의 연판장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서 친윤계 초선의원들이 연판장까지 돌리며 나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한 사건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친윤계의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돌출된 현안은 총선 패배 책임론, 당정 관계 정립, 여소야대 돌파 해법, 당내 혁신안 등이 꼽힌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 1~2주동안 누가 대세를 탈지, 이미지 싸움에서 선두에 설지 주목된다. 전당대회까지 단 32일 남은 가운데 각 후보들은 서로를 본격적으로 견제하면서 자신의 경쟁력과 역량을 당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