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스페인이 12년 만에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사상 첫 '4회 우승'을 달성했다.
스페인은 15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꺾고 우승했다. 니코 윌리엄스가 선제골을 넣고, 미켈 오야르샤발이 결승골을 터뜨려 스페인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스페인은 1964년, 2008년, 2012년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단독 최다 우승국이 됐다. 지난 대회까지는 독일이 스페인과 함께 3번씩 우승해 공동 1위였으나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4번째 우승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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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유로 2024에서 우승,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사진=유로 2024 공식 SNS |
유로 2008과 2012, 그리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세계 축구를 호령했던 스페인은 한동안 침체기를 보냈으나 12년만에 유로 정상을 탈환하며 '무적함대'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잉글랜드는 2회 연속 유로 결승에 진출하고도 또 첫 우승에는 실패해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끝내 살리지 못했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0 결승에서는 이탈리아에 패했고, 이번에는 스페인에 막혀 유로 대회 첫 우승이 좌절됐다.
현역 세계 최고 골잡이 중 한 명이자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였던 해리 케인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문턱에서 멈춰 '무관 징크스' 탈출에 실패했다. 케인은 토트넘에 몸담고 있을 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5차례나 했고, 지난 시즌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이적해서도 분데스리가 득점왕에 올랐지만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우승은 끝내 그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스페인 중원을 지키며 우승으로 향하는 길을 닦은 로드리가 차지했다. 결승전 전날 만 17세가 된 스페인의 '초신성' 라민 야말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날 스페인은 알바로 모라타와 니코 윌리엄스, 다니 올모, 야말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잉글랜드는 케인을 비롯해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부카요 사카 등으로 맞섰다.
전반은 두 팀이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도 신중한 경기 운영을 해 결정적인 장면은 나오지 않았고 슈팅도 적었다. 유효슈팅이 전반 추가시간 잉글랜드 필 포든이 쏜 1개뿐이었다.
스페인은 후반 들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로드리를 빼고 마르틴 수비멘디를 투입했다. 그리고 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
야말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내준 패스를 니코 윌리엄스가 골 에어리어 왼쪽으로 쇄도하며 왼발슛으로 마무리해 잉글랜드 골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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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유로 2024 우승을 하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한 윌리엄스(왼쪽)와 오야르사발. /사진=유로 2024 공식 SNS |
리드를 잡으며 기세가 오른 스페인은 더욱 맹공을 펼쳤다. 뒤진데다 계속 수세에 몰리자 잉글랜드는 후반 16분 제 몫을 못한 케인을 빼고 올리 왓킨스를 투입했고, 후반 25분에는 콜 팔머까지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팔머 투입이 효과를 봤다. 팔머는 교체돼 들어간 후 3분이 지난 후반 28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벨링엄의 패스를 받은 팔머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깔아찬 슛이 스페인 골문 좌측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동점이 되자 두 팀은 더욱 격렬하게 맞붙었는데, 스페인이 결정적인 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마르크 쿠쿠레야가 내준 크로스를 오야르사발이 쇄도하며 발을 갖다대 골을 작렬시켰다. 오야르사발도 후반 23분 모라타 대신 투입된 교체 멤버였다.
잉글랜드는 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결정적 헤더슛이 두 차례나 나왔으나 골키퍼와 올모에게 잇따라 막혀 땅을 쳐야 했다. 이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스페인의 우승이 확정됐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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