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D-8, 한동훈 과반득표 막고 2차 결선투표 가는 전략
나경원-원희룡, 서로 "날 돕게 될 것"…양측 단일화 가능성 열어
韓캠프 "현실적으로 단일화 어렵다"…과열경쟁에 눈치싸움 팽팽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23일까지 국민의힘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단 8일 남은 가운데,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원희룡 당 대표 후보 간의 단일화 성사 여부가 막판 변수로 부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다.

한동훈 후보는 지금의 여세를 몰아 23일 전당대회에서 과반수를 넘기겠다는 복안이고,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의 과반득표를 막고 2차 결선투표까지 가겠다는 구상으로 단일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 후보는 과도한 공세와 네거티브를 자제하면서 다른 후보들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방어 전략이다. 반면 나 후보와 원 후보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 왼쪽부터) 윤상현,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7.8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5일 나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인위적 단일화는 아니겠지만, 지금까지 여론 추세나 이런 것에 비추어 나를 지지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원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단일화 여부와 관련해 "'열려있다' 딱 네 글자"라며 "정치는 생물이다, (특정 후보가) 돕게 되면 나 후보가 나를 돕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 후보는 "남은 기간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아직도 굉장히 높다"며 "단일화를 (먼저) 얘기한적 없고 언론에서 물어보니깐 '열려 있다'고 불가피하게 말한게 전부"라며 나 후보와의 연대카드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윤상현 당 대표 후보는 이와 관련해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결선 투표를 하면 자연스럽게 '결과에 의한 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19일 모바일 방식으로 당원 투표에 돌입한다. 당원 투표가 80%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이날까지는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23일 전당대회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을 추가로 치러 28일 새로운 당 대표가 선출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본보의 취재에 "이미 시작했고 선거를 치르다보면 계속해서 굴러갈 수 밖에 없다"며 "나경원 후보든 원희룡 후보든 전당대회 결선 투표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존 여론조사와 다르게 결과가 나와 한동훈 후보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더라도 2차 결선투표까지 가서 탈락한 후보의 표를 2위 후보가 제대로 거두어들일지 전혀 알 수 없다"며 "어떤 다른 후보든 한동훈이라는 파도를 거슬러 가기에 충분한 당심이 모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위 후보의 과반 득표로 그대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고 쏠림 현상도 있을 수 있다"며 "지금 나오는 여론조사와 다르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것보다 더 놀라운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아직 나 후보와 원 후보는 '서로 양보하라'는 식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전날 단일화를 묻자 나 후보는 원 후보를 겨냥해 "거친 싸움을 하는 것보다 사퇴하는게 낫지 않느냐"며 "자연스럽게 (저를) 도와주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압박했고, 이에 원 후보는 "굳이 말하면 나 후보가 저를 돕게 될 것"이라고 응수하고 나섰다.

당권 레이스는 앞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전 대표의 당 장악으로 독주 태세인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주요 주자 간의 과열 경쟁과 단일화 이슈까지 겹치면서 그렇다.

나 후보와 원 후보가 막바지까지 집중해 전당대회를 완주할지 주목된다. 누가 어떤 선택을 할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