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던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한국에 오지 않는다.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빠졌다.

토트넘 구단은 2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한국으로 이어지는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참가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토트넘은 오는 27일 일본 도쿄에서 J1리그 챔피언 빗셀 고베와 경기를 치르고, 한국으로 이동해 서울에서 7월 31일 팀 K리그, 8월 3일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캡틴 손흥민을 비롯해 제임스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페드로 포로, 티모 베르너,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대부분의 주전들과 마이키 무어, 애슐리 필립스, 윌 랭크셔 등 유망주들이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신입생 아치 그레이, 루카스 베리발도 명단에 포함됐다.

   
▲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설 농담을 해 논란을 일으켰던 벤탄쿠르가 토트넘의 아시아 투어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벤탄쿠르의 이름은 없었다.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 지오반니 로 셀소,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 펜 등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4에 자국 대표로 참가했던 선수들은 시즌 개막에 맞춰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벤탄쿠르 등이 아시아 투어에 함께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로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했다.

또한 브리안 힐, 세르히오 레길론은 이적 대상자여서, 프레이저 포스터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벤탄쿠르가 한국에 오지 않음에 따라, 그는 한국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거나 욕 먹을 일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대표팀에 소집되기 전 자국의 한 TV 채널과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발언을 했다. 진행자가 벤탄쿠르에게 토트넘 동료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는지 묻자 그는 "쏘니(손흥민 애칭)? 아니면 쏘니의 사촌이라든지.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잖아"라고 대답했다.

동양인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고 하는 말은 대표적인 인종차별성 발언에 해당한다. 벤탄쿠르의 이 발언이 알려진 후 비난이 거세게 일고 크게 논란이 되자 그는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하고, 친한 사이여서 한 '나쁜 농담'이었을 뿐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주면서 "하나가 되어 팀을 위해 싸우자"며 감싸줬다.

하지만 벤탄쿠르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고, 합당한 징계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문제는 손흥민의 뜻에 달려 있다며 처분을 손흥민에게 떠넘기는 태도를 보였다.

토트넘의 방한 경기 일정이 잡혀 있어 벤탄쿠르가 한국에 올 경우 팬들의 날선 반응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벤탄쿠르는 아시아 투어에서 빠져 한국 팬들과 불편한 만남을 피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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