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고용 당국이 올해 상반기 1만1964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해 3만6000여 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당국은 5만8000여 명의 체불임금에 해당하는 390억 원 중 70% 가량인 272억 원(4만2000여 명)을 근로감독 기간에 청산하고, 그 외는 사법처리했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근로감독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임금체불 등 기초 노동질서 위반사항을 중점으로 이뤄졌다. 주요 적발 사항은 ▲근로조건 명시 1만974건 ▲금품체불 7039건 ▲임금명세서 6313건 ▲근로시간 및 휴게·휴가 1143건 ▲노사협의회 1735건 ▲육아 지원 720건 ▲최저임금 200건 ▲비정규직 및 성차별 198건 등 총 3만6363건이다.

고용부는 건설업의 경우 다단계 하도급 등 구조적으로 체불에 특히 취약할 것이라고 판단, 건설업체 중심이었던 기존 감독 방법이 아닌 건설현장 단위로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건설현장에서 적발된 사례를 보면 인천 소재 공공 건설현장 3개소는 1년간 근로자 임금을 총 2595회(명)에 걸쳐 인력소개소 또는 현장 팀장에게 일괄 지급했다. 임금체불 원인으로 꼽히는 '임금 직접지급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이 중 1개 현장에서는 전문건설업체 2개소에서 일명 '오야지'로 불리는 무면허 건설업자에 불법으로 공사를 하도급 준 사실이 확인됐고, 고용 허가 없이 외국인 근로자를 불법 고용한 사실도 적발돼 시정조치했다.

또한 전라도 화순 소재 A 건설은 총 110명의 현장 근로자 임금 7억 4000여 만 원을 체불했고, 경북 의성 소재 A 건설의 경우 건설 경기 악화 등 영향으로 총 105명의 임금 4억4000만 원을 체불하다가 근로감독을 통해 4억 원을 청산했다. 

아울러 전국 107개 건설현장에서 임금체불과 근로 계약서 미작성 등 총 296건의 법 위반사항을 확인함에 따라 시정조치했다.

이와 함께 청년 아르바이트를 다수 고용하는 카페나 음식점의 임금체불·차별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고용부는 관광업이 발달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특성을 감안해 노무관리 취약 우려가 있는 대형 카페·음식점업 112개소를 대상으로 선제적 근로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2년부터 관공서 공휴일 규정이 5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됨에도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거나 연차휴가로 대체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단시간 근로자에게만 명절상여금과 성과금 및 식대 등을 미지급하는 등 총 739건의 법 위반사항을 확인해 시정조치했다. 이들 사업장은 1361명분의 4억6500만 원을 체불했다. 

이 밖에도 장시간 근로가 많음에도 근로시간을 전혀 관리하지 않고 고정 OT만 인정하는 등 포괄임금을 오남용한 웹툰 제작·개발 및 교육 컨텐츠업체 49개소에서 8억200만 원의 체불액을 확인해 시정조치했다.

고용부는 하반기에도 노동 약자 보호를 위한 근로감독을 계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건설현장에 대한 임금체불 등 불법행위 근절과 함께 외국인 다수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도 확대 실시하고, 고의·상습 법 위반 기업에 대한 특별감독 등을 지속 실시한다는 구상이다.

이정식 장관은 "근로감독은 노동시장 내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노동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라며 "하반기에도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노동자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