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유도의 남녀 최중량급 간판인 김민종(양평군청)과 김하윤(안산시청)이 각각 값진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의 '유도 데이'라 부를 만했다.

김민종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남자 100㎏ 이상급 결승전에서 프랑스의 '국민영웅' 테디 리네르(프랑스)에게 한판패를 당했다.

   
▲ 김민종이 결승에서 리네르에게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그래도 김민종은 한국유도 최중량급 올림픽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따냈다. /사진=IOC 올림픽 공식 SNS


아쉽게 금메달은 놓쳤지만 김민종은 한국 유도 최중량급의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수확했다. 올림픽 최중량급에서 한국이 따냈던 메달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조용철이 연속으로 따낸 동메달, 2000년 시드니 대회 김선영의 동메달 등 모두 동메달뿐이었다.

또한 김민종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의 두 번째 은메달리스트가 됐다. 앞서 여자 57kg급 허미미가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김민종이 결승에서 만난 리네르는 세계 최강자다. 2012 런던 대회, 2016 리우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고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는 동메달에 그쳤지만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성화 최종주자로 나설 정도로 프랑스에서는 유도 최고 영웅이다. 더군다나 김민종은 184cm로 203cm의 장신 리네르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래도 김민종은 잡기싸움에서 뒤지지 않으며 주특기인 업어치기 기회를 노렸다. 리네르는 김민종의 기량을 의식한 듯 신중하게 맞서며 쉽게 공격에 나서지 않았다.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져 종료 31초를 남기고 두 선수에게 모두 지도가 주어졌다.

김민종이 일단 정규시간을 잘 버티고 연장 승부를 노리는 듯했지만, 리네르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종료 16초를 남기고 김민종의 중심이 순간적으로 흔들리자 허리후리기로 김민종을 넘어뜨렸다. 한판이 선언되면서 리네르의 올림픽 4번째 금메달, 김민종의 은메달이 확정됐다.

   
▲ 유도 최중량급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김민종, 김하윤. /사진=대한체육회 SNS


이날 여자 유도 최중량급인 78kg 이상급에 출전한 김하윤은 8강전에서 아쉬운 판정으로 패했지만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따내는 투지를 보였다.

김하윤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카이라 오즈데미르(튀르키예)를 화끈한 한판승으로 눌렀다. 경기 종료 44초를 남겨두고 허벅다리걸기로 절반을 따낸 뒤 곧이어 곁누르기로 절반을 보태 한판을 채웠다.

앞서 김하윤은 베아트리스 지소자(브라질)와 맞붙은 8강전에서 한판승을 선언 받았다가 판정 번복으로 절반패를 당했다. 연장전 시작 7초만에 김하윤과 지소자가 다리를 맞걸고 서로 힘 싸움을 하다가 나란히 매트에 떨어졌다. 처음 판정은 김하윤의 한판승이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쳐 원심이 취소되고 지소자의 절반승으로 번복됐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김하윤은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따냄으로써 2000년 시드니 대회 김선영의 동메달 이후 24년 만에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 메달리스트가 됐다.

하루 2개의 메달이 나오면서 이번 대회 한국 유도의 메달 획득 수는 4개(은2, 동2)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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