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일본 엔화 가격이 반등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올해 들어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했다.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을 넘어서자 엔화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엔화 예금을 늘려왔던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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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행 전경./사진=일본은행 홈페이지 화면 캡처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지난달 기준 약 1조2111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말(1조2929억엔) 대비 818억엔(7500억원) 줄어든 규모다.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감소한 것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이들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은 작년 4월 말 5978억엔까지 줄었다가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엔화 예금은 같은 해 9월 1조엔을 넘어섰다. 올해 1월에는 1조1574억엔, 2월 1조2130억엔, 3월 1조2160억엔, 4월 1조2412억엔, 5월 1조2904억엔, 6월 1조2929억엔으로 매월 꾸준히 증가해왔다.
하지만 최근 엔화 가치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수요가 몰리면서 엔화 예금 잔액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오르면서 지난 2일 100엔당 929.2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8일(934.84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화 가치가 급격히 반등한 것은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 격차가 축소된 영향이다. 일본은행(BOJ)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지난달 31일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로 인상하는 한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일본은행은 금리인상 후 성명문을 통해 물가 안정을 지속적‧안정적으로 실현한다는 관점에서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물가 추이가 전망대로 진행된다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금리인하 시점이 임박했다고 해석할만한 문구를 넣었다. 시장에선 연준이 오는 9월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연준은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계속해서 더 나은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위원회의 인플레이션 목표 2%를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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