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안세영(삼성생명)이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드민턴 여제'로 공식 인증을 받으며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 스타이자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 드 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세계 9위)를 2-0(21-13 21-16)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다. 배드민턴 전 종목을 통틀어서는 2008 베이징 대회 이용대-이효정의 혼합 복식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이다.

안세영은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우승을 모두 하고 세계 랭킹 1위도 차지했지만 올림픽 우승 경력은 없어 진정한 '배드민턴 여제'로 대관식을 치르지는 못했다. 첫 출전한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서는 중국의 천위페이를 8강에서 만나 패해 탈락했다.

두번째 맞은 올림픽에서 안세영은 '무적'이었다.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며 1번 시드로 8강에 직행한 안세영은 천적으로 불린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6위)를 꺾었고, 준결승에서는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세계 8위)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8강전과 준결승에서는 모두 첫 게임을 내주고 역전승을 거뒀던 안세영은 오히려 이날 허빙자오와 결승전은 편안하게 치른 편이었다. 상대 전적에서 8승 5패로 앞서 있기도 했고, 실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확실하게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뒤지다 따라붙어 스코어 역전한 후에는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중반 10-9로 앞선 후부터 점수 차를 계속 벌려나가 허빙자오를 13점으로 묶어둔 채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에서도 안세영은 코트를 폭넓게 쓰는 특유의 작전과, 끈질긴 수비로 허빙자오를 흔들었다. 안세영이 앞서 나가자 허빙자오는 진땀을 흘려가며 추격을 시도했으나 범실도 자주 나와 따라잡지 못했다.

안세영은 20-16으로 '금메달 포인트'에 도달한 뒤 랠리에서 허빙자오가 길게 보낸 셔틀콕이 라인을 벗어나면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안세영이 배드민턴 여제로 완벽하게 등극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