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오는 7일부터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 우려 해소방안을 기업이 제출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조치 부과 과정에서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시정방안 제출제도’가 시행된다. 또한 사모펀드(PEF) 설립 등에 대한 기업결합 신고의무는 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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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공정위가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를 직접 설계해 부과해왔으며, 독과점 우려가 매우 큰 경우는 기업결합 금지조치도 부과해왔지만, 7일부터는 시정조치를 부과함에 있어 시장 정보를 풍부히 보유한 기업에게 경쟁제한 우려 시정방안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제출된 방안을 고려해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방식도 추가된다. 이러한 시정방안 제출제도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운영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기업결합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고 기업에게 시정방안 제출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경쟁제한 우려에 대한 심사관 자신의 잠정적 판단결과를 결합회사에게 통보할 수 있다. 결합회사는 해당 우려에 대한 시정방안을 심사관에게 제출할 수 있고, 심사관은 시정방안이 경쟁제한 우려 해소에 부족하다고 평가할 경우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수 있다.
필요시 평가 과정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도 청취할 수 있다. 이때 수정에 소요된 기간은 법정 기업결합 심사기간(최대 120일)에서 제외된다. 이후 심사관은 제출된 시정방안을 고려해 심사보고서상 심사관 조치의견을 작성할 수 있다.
위원회는 심사관 조치의견을 고려해 시정조치를 의결하는데, 결합회사가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에 적절한 시정방안을 제출했고, 심사보고서 내용에 대해 서면으로 동의하는 경우에는 의결절차도 신속해진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결합회사가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서 제출 후 원칙적으로 30일 내에 심의가 개최돼야 하는데 위의 경우 15일 내로 단축된다. 의결서는 심의 완료 후 35일 내 작성이 원칙인데, 앞으로는 20일 내 작성으로 단축된다. 결과적으로 의결기간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신고면제 범위도 확대된다. 공정위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기업결합에 심사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경쟁제한 우려가 희박한 유형의 기업결합에 대한 신고의무가 면제된다. 구체적으로는 △PEF(사모집합투자기구) 설립 △상법상 모자회사간 합병 또는 영업양수도 △타 회사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을 겸임하는 경우로서 대표이사가 아닌 임원을 겸임하는 행위 △계열회사 간 합병 시 합병되는 회사 자체의 규모가 300억 원 미만인 경우 △회사 영업의 일부가 양도되는 경우로서 양도 금액이 양도회사 자산 총액의 10% 미만이면서 100억원 미만인 경우는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PEF설립에 대해서는 신고의무가 면제되지만, PEF가 기업들의 주식을 취득하거나 하는 투자행위를 하는 경우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기업결합 신고해야 한다.
기존 기준금액은 50억원 미만이었는데, 이는 1997년 설정된 것으로서 그간 GDP가 4배가량 성장했음을 고려해 이번에 상향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이외에도 공정위는 기업결합 신고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으로 모든 기업결합이 신고되도록 했으며, 복잡한 기업결합의 경우 주요 쟁점 및 산업구조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사전협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제·개정 법률 등 시행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결합 신고·심사제도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시정방안 제출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이 보유한 풍부한 시장관련 정보가 기업결합 심사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시정조치의 효과성과 이행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정방안 제출제도는 전세계 경쟁당국 대부분이 운영하고 있는 제도인 만큼, 우리나라 기업결합 심사제도의 국제적 정합성 역시 제고될 것”이라며 “또한 신고면제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경쟁제한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에 심사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온라인 신고 및 사전협의가 활성화되는 경우 신고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기업들의 업무부담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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