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판결 문제점 지적하는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 제출
노태우 비자금 정면 반박·주식가치 정정 ‘치명적 오류’
상고심 앞두고 양측 대리인단 보강…노 관장 대리인, 대법원장과 ‘친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 300억 원 비자금의 사실 여부를 다툰다.

   
▲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제공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측은 노 관장에게 1조3808억 원의 재산분할을 인정한 2심판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은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쪽으로 흘러 들어가 선경(SK) 그룹의 종잣돈이 됐다’는 2심 판단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인)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주당 1000원으로 사후 판결 경정(정정)한 것도 단순한 오기나 계산오류가 아닌 ‘치명적 오류’라고 주장했다. 

SK그룹이 성장하는 데 노 전 대통령이 ‘뒷배’가 돼줬다고 본 부분과 최 회장이 2018년 친족들에게 증여한 SK 지분까지 모두 재산분할 대상으로 본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최 회장 측과 노 관장 모두 상고심 공방을 앞두고 대리인단을 보강했다. 

최 회장 측은 홍승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60·사법연수원 18기)를 추가로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 변호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으로, 법원에서 12년간 판례공보 스터디 회장을 맡는 등 법리에 매우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합류한 법무법인 율촌의 이재근(51·28기), 민철기(50·29기), 이승호(49·31기) 변호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이며, 김성우(55·31기) 변호사는 서울가정법원 가사소년사건 전문법관 출신으로 가사 분야 전문 변호사다. 

최 회장 측은 대리인단 보강을 통해 대법원에서 법리 다툼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은 법무법인 하정에 소속된 최재형(68·13기)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68·13기)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 전 의원은 법관 시절 다양한 분야의 재판을 경험했으며, 서울가정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줄곧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자산유동화 회사, 재개발조합 등을 주로 자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알려졌다. 조 대법원장은 최 전 의원이 2021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자 100만 원을 후원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알려지기도 했다. 또 강 변호사는 최 전 의원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당시 후원회장을 맡gkTek.

지난해 말 조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당시 국민의힘 소속 최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조 후보자와의 30년 인연을 강조하며, 조 후보자의 대법원장 임명에 힘을 실어주며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 관장의 이번 최 전 의원의 대리인 선임도 조희대 대법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사를 통해 대법원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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