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국전력이 올해 2분기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그럼에도 누적적자로 인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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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2분기 1조250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2분기 2조2724억 원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기 판매 수익 증가와 연료 가격 안정화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부터 분기별 영업이익은 감소세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 2조 원에서 지난해 4분기 1조9000억 원, 올해 1분기 1조3000억 원을 거쳐 2분기 1조2000억 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한전 측은 “매출은 요금 인상 등 효과를 봤고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등 영업비용이 감소해 흑자를 실현했다”며 “올해 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지만, 판매단가가 올라 판매 수익은 8.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흑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누적적자는 여전히 40조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전은 2021년 2분기부터 적자를 이어왔는데 누적적자만 약 40조 원에 달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원가보다 낮은 수준에 전기를 공급한 탓이다.
2분기 말 기준 부채도 200조 원을 넘어섰다. 이에 연간 이자비용만 4조~5조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한전이 분기마다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이자를 내기에도 벅차다는 의미다.
결국 한전이 경영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기료는 지난해 2분기 주택용 요금이 인상된 뒤 1년 넘게 동결 중이다. 산업용 요금은 지난해 4분기 인상된 바 있다.
게다가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도 전기료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한전의 연료비 및 전력 구입비가 증가할 경우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격 인상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전기료 인상 움직임은 요원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고물가로 인해 올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도 전기료 감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야 모두 여름철 전기료 감면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는데 폭염 시기에 전기요금을 낮추고, 취약계층의 전기료를 인하하는 법안을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에너지 취약계층 13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 1만5000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전의 적자를 가중시킬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누진제 완화도 포함해 전기료 감면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한전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는 남아있는 상태다.
업계는 늦어도 올 4분기에는 전기료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근 관계부처와 적절한 시점과 전기요금을 정상화하는 수준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전기료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이 현재와 같은 이자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한다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미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전기료 인상을 통해 한전의 누적적자 사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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