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8억원 투자해 아즈스틸 지분 56.6% 확보…연말 편입 예정
규모의 경제·해외 생산거점 확보·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시너지 예상
국내 시장점유율 1위 탈환 및 가전용 컬러강판 시장 입지도 탄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동국제강그룹이 아주스틸을 인수하면서 컬러강판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컬러강판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되찾고, 해외에서도 생산거점을 추가로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 동국씨엠 부산공장 전경./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폴란드 생산거점 확보…유럽시장 교두보 마련

13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은 최근 아주스틸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아주스틸 최대주주 보유 지분 42.5%를 인수하는 데 78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 862만690주를 500억 원에 인수한다. 총 1285억 원을 투자해 아주스틸 지분 56.6%를 확보하게 된다. 

3개월 동안 실사를 진행한 뒤 오는 11월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기업결합 승인을 득해 올해 안으로 아주스틸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한다는 계획이다. 

동국제강그룹이 아주스틸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시너지를 얻기 위한 행보다. 

먼저 동국제강그룹은 아주스틸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에서 컬러강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동국씨엠은 연간 85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아주스틸의 연간 생산능력 38만 톤이 더해지면 연간 120만 톤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원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구매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해외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동국씨엠은 멕시코, 태국, 인도에 코일센터를 구축하고 있는데 아주스틸이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어 유럽에 추가로 생산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폴란드에 건설 중인 공장은 연간 8만 톤의 컬러강판을 생산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효과도 기대된다. 아주스틸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차량용 LED에 최적화된 금속동박적층판(MCCL)과 배터리 셀 케이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자동차 관련 매출만 약 2100억 원을 기록했다. 

또 아주스틸의 자회사인 아주엠씨엠은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낱장 방식으로 컬러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아주스틸 인수 시 아주엠씨엠도 편입되는 만큼 동국씨엠은 건자재와 방화문 등에서 고객사들의 다양한 니즈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기간에 결정한 게 아니라 장기간 지켜보면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결정한 것”이라며 “인수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사업 시너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동국씨엠에서 생산한 라미나강판./사진=동국씨엠 제공


◆시장점유율 회복 예상…가전용 경쟁력도 ↑

국내 컬러강판 시장에서의 변화도 예상된다. 201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동국제강그룹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기준 동국제강그룹의 컬러강판 시장점유율은 41%에 달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16년부터 30%대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24%까지 떨어졌다. 

그사이 경쟁사들은 생산능력을 끌어올렸다. KG스틸은 동국제강그룹을 밀어내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으며, 포스코스틸리온도 동국제강그룹의 뒤를 쫓아왔다.

하지만 이번 아주스틸 인수를 통해 동국제강그룹은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을 전망이다. 아주스틸은 국내 컬러강판 시장점유율 5위 수준의 업체다. 이에 기존 동국의 시장점유율은 24% 수준에서 약 30%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수요는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동국제강그룹도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아주스틸 인수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컬러강판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전용 컬러강판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아주스틸은 그동안 가전용 컬러강판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를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글로벌 가전사에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 절반 매출의 절반이 가전용 컬러강판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동국제강그룹은 2030년까지 컬러강판에서만 연간 2조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번 아주스틸 인수로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주스틸은 글로벌 가전사들과 함께 신제품 개발을 진행하는 등 가전용 컬러강판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며 “기존에 갖고 있던 건재용 컬러강판에서의 강점과 아주스틸 가전용 컬러강판 강점을 더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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