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최근까지 대출금리 20차례 줄인상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현행 3.50%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돼 시장금리는 내려가는 추세이나, 은행권이 가계대출 급증세를 꺾기 위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하면서다. 은행권은 주담대뿐 아니라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 문턱에 전방위적인 압박을 높이고 있다.

   
▲ 한국은행이 22일 기준금리를 현행 3.50%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당분간 오를 전망이다./사진=김상문 기자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64~6.04%, 변동형 금리는 연 4.57~6.67%로 집계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매매가 늘며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최근 시장금리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반영해 내려가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3.239%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3.4%에서 꾸준히 하락하며 이달 5일에는 3.101%까지 떨어져 연저점을 기록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산정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2%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22년 9월(3.4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은행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역주행’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강화를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다. 주요 시중은행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주담대 금리를 올렸거나, 올릴 계획인 횟수는 20차례 이상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포인트(p) 추가 인상에 나선다.

다음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되면서,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금리가 0.75%p에서 1.2%p로 상향된다. 스트레스 DSR은 차주의 DSR 산정시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하기 위해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하는 제도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DSR 40%, 2금융권은 5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 대출을 내주고 있다.

대출 규제 문턱을 높여도 최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대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12일 “5월 이후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매매가 늘어난 것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졌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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