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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부 조성준 차장 |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반기점을 향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모호함에 휩싸여 있다.
집값을 잡겠다는 것인지 상승시키겠다는 것인지 방향을 잡기 어려운 면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용산 대통령실 기자회견에서 부동산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을 밝히면서도 불가피하게 과열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정책적으로 관리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윤 대통령 말대로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섰다.
당장 다음달부터 시중 주요은행들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가산금리를 더 높인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한다.
금융 당국은 만약 분위기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DSR 규제한도 하향조정,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강화 등의 조치를 순차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부와 당국이 부동산 대출 규제를 펼치는 이유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23주 연속 상승하는 등 부동산 상승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생애최초 대출·신생아 특례대출로 대출을 퍼주다시피 했다. 1%대 금리로 대출을 받게 해줬고, 신생아대출의 경우 부부 연소득 요건도 대폭 완화해서 부부 각각 연봉 1억이 넘는 대기업 사원 부부(부부합산 2억5000만 원 이하)여도 초저리 풀대출을 실현하게 해줬다.
이에 상반기 주담대 증가액 70%가 정책대출이었으며, 이들은 또 다른 영끌족이 됐다.
지난 8월 8일 발표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그 모호성을 더한다. 그린벨트를 한시 해제하고 서울과 그 접경지에 수많은 아파트를 지을 기회를 열어줬다. 또한 서울과 1기 신도시에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촉진키로 했다.
8·8 대책의 결과는 긴 시간이 지난 후에 판명나겠지만 서울에 아파트를 많이 공급해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에 아파트를 많이 짓는다고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듯 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서울 혹은 수도권과 지방으로 갈리는 극심한 양극화가 진행 중이다.
서울에 아파트를 많이 공급하면 전국의 금융 재화가 서울 아파트로 더욱 쏠리는 일극화만 부추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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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서울 한강 이북에서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더욱이 용적률을 올린 재건축·재개발 신축 단지들이 탄생할 경우 그 입지나 상품성으로 인해 수십억 원대 초고가로 분양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정부가 대책의 정책 목표로 언급한 서민 주거안정과 무관한 일이다.
초고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등장은 그린벨트 등에 새로 지어질 서울 신축 아파트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 가격 키맞추기 현상을 불러올 수 있고, 결국에는 서울 아파트 가격만 치솟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관측된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출범 전에는 집값을 점진적으로 하락시켜 안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선 전 '부동산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고 국민의 집값 안정 기대감을 받아 현 정권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막상 출범한 정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때 폭등한 집값을 떨어뜨기는 커녕 상술한 정책대출로 부양하기만 했다. 건설사들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우려가 터지면 금융 시스템에 타격을 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정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정부의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의 속내를 알 수 있다. 문재인 정부때 생긴 부동산 버블을 터뜨리지 않고 싶은 것이다. 이제 서민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2~3배 폭등한 아파트를 정상 가격처럼 사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부는 당초에는 집값을 잡겠다고 했다가 엉뚱하게도 대출을 풀어줬고, 서울에 아파트를 한가득 지어주겠다더니 이제는 대출도 다시 조이겠다고 한다.
어지러운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주에 서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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