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이 대중국 견제에 대한 불을 당겼다. 미국 하원이 보안을 전제로 한 중국 견제책 성격의 법안을 대거 통과 시킨 가운데 중국산 배터리 사용을 자제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중국기업들의 미국 활동에 제약이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장 공략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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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사진=연합뉴스 |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생물보안법을 비롯해 국가 안보와 관련된 법안을 대거 통과 시켰다. 하원이 통과시킨 법안 중에는 중국산 배터리 이용을 제한하는 '배터리 의존도 감소법'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데이터 보안을 명목으로 입법 통과됐다.
배터리 의존도 감소법은 오는 2027년 10월부터 국토안보부가 승인했거나 자금을 제공한 경우에 중국산 배터리 구입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은 CATL, BYD, 엔비전 에너지, EVE에너지, 고션하이테크, 하이에너지스토리지 등 6개 기업이다.
이번 법안을 발의한 카를로스 기메네즈 하원 국토안보위원회 위원장은 "화웨이와 틱톡, 항만 크레인을 비롯한 중국 정부가 정보를 수집한 사례를 교훈 삼아 선제적 대응을 하기 위함"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CATL 등의 기업 이 전기차에 악성코드를 설치해 민감한 정보를 수집 하는 등 충전 네트워크를 차단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하원을 통과한 배터리 의존도 감소법은 미국 상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언론들은 이번 법안 통과에 대해 초당적 지지를 받은 것을 미뤄 보아 상원에서도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미국 하원은 미국내 중국산원자재 및 부품이 전기차에 제공되는 보조금을 제한하는 법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 이래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을 기반으로 중국 전기차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CATL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우회책 감행한만큼 미국 내에서는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로인해 배터리와 전기차 두 가지 분야의 중국기업들은 미국 내 경영활동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글로벌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CATL이나 마찬가지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BYD의 공백을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채울 가능성도 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3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통해 북미내 영향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북미 지역 내 국내기업들과의 파트너십과 입지 상승도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 순위는 △LG에너지솔루션 2위 △삼성SDI 4위 △SK온 5위다. 같은 기간 CATL은 1위, BYD는 3위를 기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기회를 통해 공략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며 "이번 법안 움직임을 토대로 국내 기업뿐 아니라 일본 기업들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황 교수는 "일본의 파나소닉의 경우 IRA때부터 지속적으로 지분율을 넓히고 있었고 스탠스가 명확하기 때문에 미국 편에서 실리를 챙기는 것에 장점을 보인다"며 "우리나라는 배터리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고 실리를 우선시하는 행동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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