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시장 영향력이 확대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보험상품 판매가 과열되거나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격화되는 등 과당경쟁으로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 우려를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당국은 대형 GA를 중심으로 정착지원금 관련 검사를 실시했는데, 설계사는 금융소비자에게 직전 기존계약과의 보장 차이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기계약을 소멸하고 신계약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5개 GA에 대한 부당승환 관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총 351명의 설계사가 2687건의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3502건의 기계약을 부당 소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3일 밝혔다.

부당 승환은 설계사가 판매수수료를 많이 받기 위해 보험 리모델링, 보장강화 등 명목으로 이미 보험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유사한 내용의 타보험으로 갈아타도록 권유할 때 발생한다. 최근 GA 대형화로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이 심화하고, 일부 GA가 과도한 정착지원금을 지급하면서 부당 승환 계약을 양산한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에 금감원이 검사를 벌였는데, 설계사들은 신계약을 모집하면서 6개월 이내 소멸된 기존계약과 신계약의 중요사항을 비교해 알리지 않고 기존계약을 소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사 한 사람이 39건의 신계약을 모집할 때 기존계약을 부당 소멸시킨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소비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소비자는 기존 보험계약을 해약하면 납입 보험료보다 적은 해약환급금 수령, 신계약 보험료 상승 등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신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면책기간이 다시 적용돼 보장이 단절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적사항에 대해 제재절차를 진행 중이며 과태료·업무정지 등을 부과할 예정"이라면서 "영업질서 훼손 및 소비자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엄격히 제재하고 특히 올해 이후 실시한 검사의 경우 기관제재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들 5개 GA 대부분은 대규모의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음에도 내부 기준을 초과한 지원금 지급이나 지점별 운영에 대해 세부 기준 또는 관련 통제 활동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금감원은 정착지원금 운영 GA에 관련 내부통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경영유의 및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설계사 스카우트 관련 상시 감시 및 검사를 지속해서 강화할 예정"이라며 "GA의 정착지원금 관련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고,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을 위해 보험영업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