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행사 내용 묵인한 국회사무처 책임 물을 것"
강득구 "어디 봐서 반헌법적 행사인지 모르겠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국회의원이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른바 '탄핵의 밤' 행사 대관을 지원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나흘째 논란이 계속됐다.

여당은 '반헌법적 선동'이라며 대관에 도움을 준 강득구 민주당 의원을 비판하는 한편 국회사무처를 향해서도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강 의원의 행동은 개인적인 행동이었다며 선을 그었지만 일부 최고위원은 탄핵을 공공연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정치권에 따르면,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은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탄핵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해당 행사는 강득구 민주당 의원실에서 대관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에 참석한 강 의원은 "윤석열 탄핵발의를 준비하는 의원 모임 강득구"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김민웅 촛불승리전환행동 상임대표는 "우리는 국회에서 탄핵을 외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 단체가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일부 참가자가 대통령실 행진 도중 연막탄을 사용한 것을 두고 "대중 테러 행위였다"며 "이 단체가 이곳 국회에서 비슷한 행사를 개최했는데 국회에서 그런 행사를 벌이는 것을 용인하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행사의 내용을 알고도 묵인해준 국회사무처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여당 내부에서는 강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까지는 (국회사무처가) 관례에 따라서 국회의원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꼼꼼히 다 살펴보기가 어려웠다"며 "국회사무처를 담당하는 위원회가 운영위원회인데 이 곳에서 여야 의원들의 논의과정을 지켜보면서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고치도록 사무처장한테 지시해놨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의 주장에 대해 행사장을 대관해줬던 강 의원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마땅치 않은 사람들이 왔고 (해당 시민단체가) 거리에서 탄핵을 주도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해당 행사는 문화 행사였고 어디 봐서 반헌법적 행사인지 모르겠다"고 여당의 비판에 정면 반박했다.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강 의원의 행동을 개인적인 행동이라 선을 긋는 모습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별적인 의원 활동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국민의힘 측이) 제명하라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움직임들이 전체적 당론이나 현재 당 스탠스와는 거리가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고 말했다.

앞서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던 김윤덕 사무총장 역시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탄핵처럼 상당히 중요한 사항에 대한 개별적인 활동이 당 차원행동인 것처럼 오해하지 않도록 분명히 해야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부 최고위원이 탄핵에 대해 공공연하게 언급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특검법 등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 "거부권 행사가 헌법 원리상의 한계를 넘어설 경우 위헌이 되어서 그 자체가 탄핵 소추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9월 30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9.3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내에서도 국정감사나 10.16 재보궐선거 등 중요 정치 이벤트를 잇따라 앞둔 상황에서 선명성이 강한 탄핵 의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야당이 거대 의석을 쥐고 있지만 탄핵은 3분의 2 이상의 국회의원이 찬성을 해야하는 만큼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며 "시민들은 탄핵 논의에 별로 신경쓰지 않을 뿐더러 현실적으로 탄핵을 위한 진도를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10.16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경쟁하고 있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시민은 이미 대통령을 심리적으로 탄핵했다"며 "제1야당인 민주당도 탄핵할 결심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