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면담이 별다른 소득없이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특검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나섰다.
면담 결과를 두고 친한동훈(친한)계와 친윤석열(친윤)계 간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를 노리며 '여권 분열'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서로 각자 말만 한 채 빈손으로 헤어졌다"며 "결국 윤 대통령은 국민적 지탄과 국정농단 의혹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김 여사 방탄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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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국정감사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10.22,/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김건희특검으로 민심을 따르라"며 "한 대표는 회동 전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김여사특검을 거부하면 윤 대통령-김 여사 부부와 같이 죽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한 대표에게 여야 대표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도 박정하 당대표비서실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한 대표도 민생정치를 위해 (이 대표의 제안에) 흔쾌히 응하기로 했다"며 "구체적 일정은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한 대표를 향해 '구애 전략'을 펴면서 특검 수용 압박에 나선 것은 윤-한 면담 이후 벌어진 친한-친윤계 간 갈등의 폭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 대표와 이 대표 간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국회에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프로그램에서 '어젯밤 한 대표와 연락을 해봤는가'라고 진행자가 묻자 "(한 대표가) 굉장히 씁쓸해한다"며 "대통령이 굉장히 잘한 부분도 많은데 김 여사 블랙홀 때문에 이런 모든 것들이 다 빨려들어가서 아무 것도 빛을 보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에서 "우리들(친한계)이 사실 (면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다"라며 "(한 대표가) 바로 집으로 갔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한 대표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한 친윤계 인사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감 때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면서 여당을 하나로 뭉쳐야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데 지금은 한 대표를 보면 당을 사분오열시키는 것 같다"며 "한 대표의 리더십보다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원내에서는 더 통하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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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 잔디마당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0.21./사진=대통령실 |
이처럼 여권 내부에서 친한계와 친윤계 분열이 가속화하면서 민주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발동 이후 국회 재표결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여권 내 이탈표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면담 결과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외부 활동 자제 등 한 대표가 요구하고 있는 주요 사항들을 놓고 사실상 윤 대통령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특검을 놓고 민주당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대통령실은 이제 한 대표에게 공을 넘긴 셈인데 면담에서 한 대표는 대통령에게 완전히 무시를 당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민주당은 '대통령은 저렇게 집권당 대표까지도 안하무인격으로 홀대하고 있다'는 프레임을 짜고 한 대표도 위기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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