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LG유플러스가 무선통신 사업에서 ‘약진’했다. 지난해 신규 주파수 대역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견고한 통신 퀄리티를 바탕으로 통신3사(SKT·KT·LGU+)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입자 수 증가세를 보였다. AI(인공지능) 사업에서는 LG그룹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자생’에 나선다. 통신3사가 비통신 사업 강화에 적극적인 가운데, LG유플러스가 통신과 AI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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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본사 전경./사진=LG유플러스 제공 |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1월부터 8월 가장 큰 폭의 가입자 수 성장세를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 중 이동통신 회선 현황(휴대폰 부문)을 살펴보면 SK텔레콤의 지난 8월 휴대폰 가입자 수는 1월보다 7403명 증가했고 KT는 4만9274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는 2만1778명 성장했다.
LG유플러스의 성장 요인으로는 통신 퀄리티가 꼽힌다.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은 전 세계에서 5G 다운로드 속도가 가장 빠른 통신사로 LG유플러스를 꼽았다. 기존 80㎒ 대역의 5G 서비스를 제공하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100㎒ 대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파수 대역이 늘어날수록 통신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100㎒ 대역 서비스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결합상품과 저가 요금제 출시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낸 것으로 해석된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IPTV 뿐만 아니라 케이블TV 1위 사업자 LG헬로비전을 소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을 결합한 상품도 지속 확대 중이다. 키즈 전용 서비스 '아이들나라'와 자녀 양육 서비스 '부모나라' 등 특정 계층을 노린 애플리케이션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플러스가 저가 요금제 출시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LG헬로비전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비지상네트워크 사업 적극 공략에도 나선다. LG유플러스는 6G 시대에 맞춰 비지상네트워크 사업 공략을 통해 통신 범위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향후 상용화될 6G 이동통신 서비스 발전 방향을 전망하는 '6G 백서 비지상 네트워크'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비지상 네트워크의 기술적 발전 방향, 국제 표준화 기구 3GPP의 비지상 네트워크 표준화 현황, 다양한 서비스 시나리오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LG유플러스는 6G 기술 연구와 표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비지상 네트워크가 상용화되면 UAM(도심항공교통), 무인항공기(UAV) 인프라 구축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LG유플러스가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새로운 개념에 네트워크를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라며 "신규 전략을 내세운 만큼 실현만 가능하면 6G 시대에 치고 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시장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AI 기술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유플러스 AI 전략에 가장 큰 특징은 '자생'이다. 자체적으로 LLM을 개발해야하는 타 통신사와는 달리 LG그룹과 함께 AI를 개발할 수 있어 시너지 차출이 용이하다.
LG AI연구원은 LLM(거대언어모델) '엑사원'을 개발했는데, LG유플러스는 '엑사원'에 자체 통신 데이터를 학습킨 sLLM(소형언어모델) '익시젠'을 선보였다. 엑사원은 4500만 건의 논문과 특허, 3억5000만 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전문가 AI다. 많은 양의 전문문헌을 학습한 만큼 LLM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정보오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익시젠을 기반으로 한 신규 애플리케이션 '익시오'도 연내 출시된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익시오를 통해 통화 녹음을 진행할 수 있다. 또는 통화가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 내용을 자막으로 보여주고, 통화가 힘든 상황에서 AI가 전화를 대신 받는 등의 기능도 탑재됐다.
신민수 교수는 "과학기술과 관련된 생성형 AI를 사용한 만큼 정보가 잘못 제공되는 부분을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그룹사와 함께 AI 기술 개발에 나서며 자체 그룹 연구개발에도 도움이 되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UX(사용자경험) 개선을 내세우는 만큼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제공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들나라와 부모나라에 AI를 적용해 편의성 개선에 나서며, IPTV에도 '미디어 에이전트'를 적용해 'AI 자막',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기능인 'AI큐레이션'을 지원한다.
메타(Meta)와 협업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양사는 하반기 익시 공식 인스타그램 메신저에 익시 챗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세로형 릴스 제작도 추진한다.
신 교수는 "LG유플러스가 소비자 경험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소비자의 기대가 높아지면 여러 통신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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