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압박 속에 금융사들이 대출 규제 옥죄기를 지속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제2금융권의 풍선효과 차단 등 올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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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제2금융권의 풍선효과 차단 등 올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방침이다./사진=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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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달 17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 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3조8743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규모는 2279억원으로 전월(3469억원)과 비교해 34%가량 축소됐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 속도도 둔화됐다. 같은 기간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1조6892억원으로 9월 말(730조9671억원) 보다 7221억원 늘었다. 현재와 같은 속도가 유지되면 이달 증가 폭은 1조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뎌진 배경에는 서울 아파트 거래 감소와 지난달 시행된 금융당국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 등 은행의 주담대 규제가 강화된 점이 자리한다. 금융사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 속에 가계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 증가 속도는 큰 폭으로 줄었다. 이달 주담대는 997억원 늘어 9월 증가 폭(5조9148억원)과 비교해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전문가들을 포함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추세와 관련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금리인하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감이 여전하고, 그간 공급이 확대돼 왔던 정책대출과 전세대출 등도 규모가 상당한 만큼 가계대출 증가세가 언제라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당국은 높은 규제를 유지하고 은행권에서 제2금융권으로의 가계부채 쏠림현상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쳐 전월(9조7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절반가량 줄었다. 은행권과 2금융권 모두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줄었다. 다만 2금융권 가운데 보험업권과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이 각각 4000억원, 2000억원 늘었다.
당국은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현재와 같은 엄격한 관리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지속하면서 대출 수요자들이 제2금융권과 인터넷은행 등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에 대해 철저히 모니터링 하겠다는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전날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형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면서 “일선 창구에서 주담대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 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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