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29)이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1년 옵션을 거부하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서 '대박' 계약을 노린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간) "김하성이 800만달러(약 110억원) 규모의 옵션 발효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2021년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샌디에이고와 계약기간 4+1년, 보장 금액 2800만달러, 최대 3900만달러에 계약했다. 올해로 4년 계약은 끝났고 상호 합의시 발효되는 +1년 계약이 바로 2025시즌 연봉 800만달러를 받고 뛰는 것이었다.

   
▲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구단의 1년 연봉 800만달러 옵션을 거부하고 FA 시장에 뛰어든다.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구단은 옵션을 원했지만 김하성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김하성은 바이아웃 금액 200만달러(약 27억 6000만원)를 받고 FA 자격을 얻게 됐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구단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의 장기 계약을 제안받지 못할 경우 FA 시장에 나서는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도 김하성의 옵션 거부를 두고 "놀랍지 않은 소식"이라며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의 찢어진 관절순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고, 2025시즌 초반 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준수한 타격과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FA 시장에서 다년 계약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골드글러브(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를 수상할 당시부터 2024시즌 후 FA가 되면 1억달러 이상의 고액 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많이 받았다.

다만, 올 시즌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지난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도중 1루 주자로 있다가 상대 투수의 견제구 때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베이스를 잘못 짚어 어깨를 다쳤다. 당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시즌 내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회복이 더뎠고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결국 김하성은 지난 10월 11일 어깨 수술을 받았다.

부상과 수술은 FA 시장에 나서는 김하성에게 불리한 조건인 것은 분명하다. 수술 후 김하성의 복귀 시기가 내년 4월말~5월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성을 데려가고 싶은 구단은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지, 복귀 후에도 예전처럼 명품 수비가 가능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FA 계약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MLB닷컴은 이번 FA 시장에 나올 선수들의 가치를 매긴 순위에서 김하성을 17위로 꼽으면서 "2023년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인 김하성은 FA 유격수 중 윌리 아다메스 다음으로 좋은 자원이다. 어깨 문제가 해결되면 김하성을 원하는 팀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김하성은 나름 FA 계약에 대비한 행보를 보였다. 수술을 받기 전인 10월 4일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협상 귀재'로 불리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손을 잡았다. 선수의 가치를 높여 구단의 지갑을 열게 하는데 그 누구보다 빼어난 협상 능력을 과시해온 보라스이기에 김하성에게 얼마나 '대박 계약'을 안길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4시즌 동안 통산 540경기 출전해 타율 0.242에 47홈런, 200타점, 229득점, 78도루, OPS 0.706(출루율 0.326, 장타율 0.380)을 기록했다. 타율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안정된 유격수 수비에 2루수, 3루수까지 가능한 내야 멀티플레이어로서 쓰임새가 많다. 올 시즌엔 부상으로 121경기만 뛰었고 타율 0.233에 11홈런, 47타점,  22도루로 성적이 평균에 조금 못미쳤다.

FA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김하성을 어떤 구단이 얼마에 데려갈까. 다가온 스토브리그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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