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퇴비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만들어내고 녹조를 유발해 수질오염을 야기하는 소똥을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등 가축분뇨 활용이 본격화된다. 2030년까지 하루 4000톤의 소똥 고체연료를 사용해 매년 자동차 110만 대분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건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해야 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농협경제지주, 한국남부발전과 함께 8일 서울 종로구 소재 농협카드 본사에서 '가축분 고체연료 활용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온실가스 발생 등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 감축, 수계지역 수질 개선 및 녹조 예방 등을 위해 발전소 등의 가축분 고체연료 활용을 촉진하고자 마련됐다.

가축분뇨 중 우분(소똥)은 현재 대부분 퇴비화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고 하천 인근 등에 쌓이면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가 녹조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우분을 고체연료로 전환할 경우,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어 온실가스 감축과 녹조 예방 등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앞서 환경부는 고체연료 보조원료 확대를 위한 실증특례를 허용하고, 농식품부는 남부발전 시험연소 등 고체연료 활성화를 추진한 바 있다. 내년부터 남부발전에서 가축분 고체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등 대형 산업체 수요가 확보된 상황이다.

환경부는 2030년까지 고체연료 하루 4000톤 사용을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생산시설 확충과 고체연료 품질 개선 및 수요 확대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목표가 달성되면 수질 개선과 녹조 예방 효과는 물론 자동차 110만 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해당하는 연간 160만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 설명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고체연료 37톤500kg당 약 5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이번 협약에 따른 남부발전 고체연료 사용은 대형 산업시설의 고체연료 사용 첫 사례로 산업계에 고체연료 본격 활용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그간 녹조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됐던 소똥으로 석탄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를 생산하면서 수질오염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과 방법을 마련했다"며 "가축분뇨를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 협업에 그치지 않고 농축산업계, 발전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