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발표 예정…삼성전자 등 방향성에도 영향 있을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대선 이후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지속하던 미 증시마저 '숨 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다시 한 번 주가 흐름을 갈라놓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느덧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을 의심하는 여론은 없으나, 이번 실적발표의 관건은 향후 실적 전망치(가이던스)가 시장의 예상을 얼마나 뛰어넘어 주느냐에 달려 있다.

   
▲ 대선 이후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지속하던 미 증시마저 '숨 고르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다시 한 번 주가 흐름을 갈라놓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오는 21일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주 전 세계 증시의 모든 관심이 사실상 이 종목 하나에 집중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은 아니다. .

아울러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은 기술주와 인공지능(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대선 이후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점차 주춤해지면서 미 증시 역시 새로운 방형성을 모색하고 있는데, 엔비디아가 새로운 방향성을 결정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엔비디아의 실적은 매분기 '서프라이즈' 그 자체였다. 다만 언제까지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질 수는 없는 만큼 엔비디아의 실적 역시 언젠가는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에 다소나마 하회하는 순간이 올 수밖에 없다. 시장과의 그 괴리 정도에 따라 주가의 새로운 방향성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22% 급증한 300억달러(한화 약 40조2000억원)였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한 330억달러, 순이익은 184억달러로 각각 전망되고 있다. 지난 8월 엔비디아가 직접 예측한 3분기 매출은 325억달러였다.

호실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지난 번 실적 발표는 차익실현의 재료로 작용했다. 결국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7% 넘게 하락했고, 2분기 실적과 3분기 실적 전망(가이던스) 모두 시장 기대치를 넘겼음에도 이전보다 상회 폭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로 주가는 조정을 받았다.

이를 기억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전에 선제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미 증시 전체적으로 '오를 만큼 올랐다'는 심리가 채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그에 따른 주가 흐름은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역대 두 번째로 큰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미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전환될 경우 국내 주식시장도 상승 속도에 제동일 걸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보다는 결국 실적이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향후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업황 개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의 개선, 어드밴스드 공정으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회복 및 파운드리 부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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