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호가 팔레스타인만 만나면 이상하게 꼬인다.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또 무승부에 그쳐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 밤 11시(한국시간)부터 요르단 암만의 암만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6차전 원정 경기에서 1-1 비겼다. 이 경기는 팔레스타인의 홈 경기지만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국내 사정으로 제3국인 요르단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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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겨 4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공식 SNS |
한국은 4연승 행진을 멈췄고 4승 2무, 승점 14로 B조 1위는 지켰다. 하지만 FIFA 랭킹이 한국 22위, 팔레스타인 100위로 78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객관적 전력이 앞서고도 비긴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2024년 마지막 A매치를 시원한 승리로 장식하면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금이라도 빨리 확정지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한국은 지난 9월 열린 팔레스타인과 홈 1차전에서도 0-0으로 무승부를 거둔 바 있다. 이번 3차 예선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승리를 못한 팀이 두 번 모두 비긴 팔레스타인이다. 팔레스타인은 3무 3패로 조 5위에 머물렀는데 지금까지 따낸 승점 3점 가운데 2점을 한국을 상대로 얻어냈다.
이제 한국은 내년 3월 오만, 요르단과 예선 7 8차전을 치른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앞선 쿠웨이트전과 똑 같은 멤버들을 선발로 기용해 팔레스타인을 상대했다. 최전방 오세훈에 손흥민과 이강인이 좌우 날개를 맡았다. 이재성과 황인범, 박용우가 중원에 배치됐고 이명재, 김민재, 조유민, 설영우로 포백을 형성했다. 골키퍼는 조현우.
쿠웨이트전 승리(3-1)의 기세를 이어가려 한 한국이지만 어이없는 실수로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 수비진의 핵심인 김민재가 전반 12분 골키퍼 조현우에게 백패스를 한다는 것이 너무 약했다. 조현우가 볼을 처리하기 위해 뛰어나왔지만 팔레스타인 공격수 제이드 쿤바르가 재빨리 달려와 볼을 가로채 골을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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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이 김민재의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준 후 손흥민의 동점골이 터져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
리드를 빼앗긴 한국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려낸 것은 캡틴 손흥민의 동점골이었다. 4분 뒤인 전반 16분 이명재의 패스를 이재성이 논스톱으로 문전 좌측으로 보냈다. 상대 수비를 뚫고 들어간 손흥민이 볼을 잡아 골대 반대편을 보고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이 골은 A매치 개인 통산 51호 골로 황선홍(50골)을 제치고 역대 국가대표 최다득점 단독 2위(1위는 차범근 58골)로 올라섰다.
1-1로 금방 균형을 맞추자 한국의 기세가 올라갔고, 주도권을 잡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역전골은 터지지 않았다. 전반 25분 이명재의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의 헤더는 골대를 벗어났고, 전반 30분 손흥민의 슛은 골키퍼 쪽으로 향했다. 후반 37분 이강인, 손흥민의 연이은 슛도 불발됐다. 전반 추가시간 세트 피스 상황에서 박용우가 골을 넣었으나 앞선 장면에서 파울이 지적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전반 볼 점유율 75%-25%로 한국이 앞섰고 슈팅수도 한국이 8개(유효슈팅 3개)로 팔레스타인의 2개(유효슈팅 1개)보다 훨씬 많았지만 1-1 스코어 변동은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이 좋은 기회를 여러번 잡았지만 골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후반 2분 손흥민이 주특기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을 노렸으나 골키퍼가 몸을 날려 선방했다. 후반 7분 이강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세훈이 머리로 떨궈줘 문전의 황인범에게 결정적 찬스가 주어졌지만 슛한 볼이 떴다. 후반 11분 이강인의 강력한 왼발슛은 수비 벽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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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 교체 투입된 배준호가 상대 태클을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한국은 교체 카드도 통하지 않으면서 팔레스타인과 1-1로 비겼다.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
골이 터지지 않자 한국은 선수 교체 카드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후반 19분 오세훈 대신 주민규가 들어갔다. 후반 27분에는 이강인, 이재성이 빠지고 배준호, 오현규가 투입됐다.
후반 35분 한국에 또 한 번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황인범이 중원에서 길게 보낸 전진패스를 손흥민이 침투해 들어가며 받아 골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비디오판독(VAR) 결과도 오프사이드였다.
시간이 갈수록 한국 선수들은 마음만 급해졌고 가끔 팔레스타인의 역습에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한국은 끝내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한 채 만족스럽지 못한 승점 1점 획득으로 2024년 마지막 A매치를 끝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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