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가전 시장 속 캐시카우로
2027년까지 136조원 성장 전망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 신수요 개발을 위해 의료기기 사업을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낙점했다. 향후 시장 유망성이 클 것으로 평가 받는 의료기기 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제28회 세계 산부인과 초음파학회'에 참가한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회사 삼성메디슨을 통해 초음파와 디지털 등 다양한 진단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를 더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5월 프랑스 AI 의료기술 스타트업 소니오를 인수한 이유도 AI 진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해나가기 위한 차원이다. 회사는 소니오 인수를 통해 초음파 진단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AI 의료기기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그 성과는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연내 북미 출시 예정인 신제품 'GF85'에 AI 기능이 적용됐다. 주요 기능으로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을 지원하는 '루닛 인사이트 CXR' 솔루션과 주요 임상 구조물 화질을 높여주는 '심그리드', 폐 영역 연조직이나 병변 등 판독을 지원하는 '본 서프레션' 등이다.

LG전자는 의료용 모니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6년 의료용 모니터를 선보이면서 의료기기 시장에 첫 발을 들인 LG전자는 현재 임상 판독용, 수술용 등 14종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X레이 검출기(DXD) 6종을 글로벌 50여 개국 의료기관에 판매 중이다.

시장 접근성이 용이한 의료용 모니터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용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와 비교해 풍부한 명암대비로 세세한 표현이 가능해 여러가지 판독에 적합하다. 높은 조도 기능을 탑재해 빛의 반사나 환경에 의한 영향을 줄인 것도 차이점 중 하나다. 

LG전자 의료용 모니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지난해에 프랑스 공립 병원 구매자 연합(CAIH)과 4년 간 1000만 유로(약 150억 원) 규모 의료용 모니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모니터에만 국한하지 않고 제품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지난달 평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용 모니터에서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까지 의료기기 제품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며 “지금 역량을 토대로 조금씩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양대 기업이 의료기기 시장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의료기기 시장 유망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 시장 규모는 10조7270억 원으로 최근 5년 간 연평균 성장률 8.3%를 기록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AI 연계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42% 성장해 2027년 995억 달러(약 136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국내 전자 기업들의 시장 속 입지도 점진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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