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승인 임박…세계 10위권 메가캐리어 탄생 가시권
조직 재편·마일리지 통합 등 화학적 결합 위한 과제 산적
대한항공 "합리적 마일리지 통합 방안 마련해 고객 우려 해소"
[미디어펜=김연지 기자]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이 가시화되면서 초대형 항공사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의 승인을 모두 받더라도, 인력 및 조직 재정비,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양사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한 EC의 최종 승인 결과가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된다. 미국의 승인까지 얻으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위해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승인을 모두 얻게 된다. 미국의 경우 다른 경쟁당국과 다르게 승인 절차가 따로 진행되지 않고 DOJ(미국 법무부)가 기업결합 제한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된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EC는 경쟁제한 우려를 이유로 유럽 노선 이관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두 항공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시정조치의 이행을 경쟁당국으로부터 확인받은 후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 형태다.

   
▲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및 보잉 787-9./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하는 등 EC 승인 조건을 마무리하고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EC가 요구한 여객·화물의 거래종결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행 과정 중에 있다. 이 과정이 마무리된 후 EC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면서 "미국의 경우 EC의 진행 경과를 함께 살피고 있으며 EC 최종 심사승인 후 같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내달 20일 이전까지 거래종결(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조속히 기업결합승인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64%를 취득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세계 10위권 '메가 캐리어'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인력 및 조직 재정비, 마일리지 통합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두 회사 합병 초기부터 마일리지와 제도 통합 관련 잡음이 이어져 왔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가치 전환 비율을 두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마일리지 좌석 예매 경쟁이 치열한 데다 마일리지를 소진할 사용처가 부족한 것도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다.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이연(移延) 수익으로 보고 재무제표상 부채로 간주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3조 원을 넘어서는 상황이다. 양 사는 마일리지 부담을 덜기 위해 사용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사용처를 확대하고,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마일리지 소진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 대한항공 객실승무원들이 역대 유니폼 11종을 입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직후 약 2년 간의 자회사 운영기간 동안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처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또 통합 시점 합리적인 통합방안을 마련해 고객 우려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원 감축에 대한 우려도 있다. 양사 합병으로 중복 인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인위적인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인수 초기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왔다. 조원태 회장은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을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 간 교환 근무도 시행한다. 구체적인 인력 교류 시점과 규모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객실 승무원 외에도 경영직, 정비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교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되는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해서 내부 반발을 최소화할지가 대한항공의 과제"라면서도 "오히려 신규 노선 개척, 사업 확장 등에 의한 추가 인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합병 후 양사의 완전한 결합을 위해 새로운 기업 로고, 항공기 외부 디자인, 유니폼 등을 모두 새롭게 교체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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