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만나 상법 개정·금투세 폐지 의지 강조
'노동시간 유연화' 등엔 사회적 논의 선행 필요성 역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이른바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오는 25일에는 위증교사 의혹 재판까지 이어지며 위기에 봉착한 이 대표가 이른바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앞세워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개인 주식 투자자와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을 잇달아 만나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먼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상법 개정안 통과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의지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나도 잠시 쉬고 있는 개미(개인 주식 투자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운을 뗐다. 이 대표는 20대 대선 전인 지난 2021년 12월 유튜브 '삼프로TV'에 출연해 "(주식 투자를) 성공해서 본전을 찾았을 뿐만 아니라 돈을 꽤 많이 벌었다"며 "13억원을 가지고 있다가 공직자 주식백지신탁 결정 나서 도지사 된 후에 (주식을) 전부 팔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11월 20일 국회에서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11.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선 직후에도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주식 2300여주를 사들였으나 2022년 6·1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 대표가 당시 국방위원회에 배정받으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고 결국 그해 10월 약 1600만원의 손실을 보면서 매도해야만 했다.

이 대표는 "당 회의실에 주가지수 상황을 표로 만들어서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데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참 정말 안타깝다"며 "경영 구조의 문제나 지배권 남용의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 바로 이사회 충실 의무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상법 개정안 처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상법 개정에 반대 의견을 내는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내놓았다. 그는 "정부·여당이 (민주당에서) 실제로 (상법 개정을) 하자고 하니 발을 또 빼고 있다"라며 "정부·여당의 태도가 바뀌면서 어렵긴 한데 책임지고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투세 폐지와 동시에 (상법 개정을) 확실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금투세 시행 여부를 지도부에 위임했고 이 대표는 지난 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라며 금투세 폐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금투세 폐지를 두고서는 야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을 제외한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4당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금투세 시행을 촉구하는 정책 간담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윤진식 회장을 비롯한 한국무역협회 회장단을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가운데)와 의원들이 11월 20일 국회에서 윤진식 회장(사진 오른쪽에서 네 번째) 등 한국무역협회 회장단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1.20./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자원도 부족한 대한민국이 수출 중심으로 성장·발전해 왔는데 앞으로도 무역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것"이라면서도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고, 특히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진영 대결도 격화되면서, 우리의 수출시장과 대외 경제영토도 좁아지고 있어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무역협회 측은 △근로 시간 유연화 △외국인 대상 최저임금 차등 지급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2년 추가 연장 등을 민주당 측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노동시간 관련해서는 개별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들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노동계와 경영계가 한번 끝장 토론 같은 것을 해보면 좋겠다"며 사회적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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